이단옆차기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이단옆차기 롱런 비결이요? 절박할 때 의기투합하고 서로 코드도 잘 맞아서 그런 것 같아요.(웃음)”

이단옆차기 박장근, 함준석은 2012년 결성된 작곡가 그룹이다. 엠블랙 ‘전쟁이야’를 필두로 god ‘미운오리새끼’, 정기고 ‘너를 원해’, 에이핑크 ‘미스터 츄(Mr.Chu)’, 마마무 ‘넌 is 뭔들’ 등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의 대표곡을 써왔다.

두 사람 모두 가수로 활동한 바 있는 무대 경험자로 힘든 시절 작곡가로 한 몸이 됐다. 박장근은 “가수로 성공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절박하던 때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때 형(함준석)이 만든 곡의 데모를 들었는데 그 노래에 반해 함께 음악(작곡)을 하자고 제안했다. 주변에서 ‘너네들이 무슨’이라는 시선을 보내 더욱 오기가 났다”라고 회상했다. 함준석 역시 “원래 친분이 있었고 힘든 시기 만나 여기까지 오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단옆차기는 걸스데이, 에이핑크, 마마무 등 아이돌 히트곡도 줄줄이 만들어내는 중이다. 아이돌은 팬덤이 거대하고 멤버 수도 많은, 다소 특수한 환경을 가진 만큼 작곡의 방향도 조금 다르지 않을까. 이에 대해 함준석은 “아이돌 가수의 곡을 맡게 되면 팬카페에 가입해서 가수의 성향을 더 알아보고, 팬들이 원하는 음악이 무엇인지도 고려한다. 무대 콘셉트도 고려해 작곡해야 한다. 그래서 곡을 만들다가 안무 아이디어가 나올 때도 있다”라며 웃었다. 이어 “가수가 새로운 걸 추구하고 싶어 한다면, 기존에 대중이 원하는 부분과 상충될 수 있으니 간극을 좁히려고 하는 편이다. 이건 모든 가수에게 적용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스타 작곡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단옆차기만의 비법도 털어놨다.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각 가수에게 적격인 노래를 만들기 위해 방향성에 늘 고민을 한다는 것. 함준석은 ”아무리 좋은 곡이라도 모든 가수에게 어울리는 게 아니다. 각 가수에게 맞춤옷인 곡들이 따로 있다. 그래서 가수가 하고 싶은 음악이 뭔지 대화를 많이 나눈다. 저희 개인적으로 여러 노래도 많이 들으며 안목을 넓힌다“라고 말했다.

뮤지코인

저작권 공유 플랫폼인 ‘뮤지코인’의 이번주 공유곡으로는 이단옆차기의 정인&개리 ‘사람냄새’, 정은지 ‘하늘 바라기’, 다비치 ‘거북이’가 나온다. 이단옆차기가 ‘뮤지코인’의 ‘베터 뮤직 에코 시스템(BETTER MUSIC ECOSYSTEM)’을 통해 히트곡 저작권을 공유하기로 마음먹은 것. 인기 작곡가들의 곡 저작권을 주식처럼 쪼개 옥션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누구나 특정 곡의 공동주인이 될 수 있다.

박장근은 저작권을 공유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팬이 저작권 공유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곡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 팬과 작곡가가 상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 더욱 뜻깊게 느껴져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어떤 것인지 팬들과 공유하고 싶다”라며 작곡가와 팬들이 만나는, 일종의 팬미팅 개념인 ‘뮤지코인’의 ‘살롱 데이트’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해당 곡들에 대한 비하인스 스토리도 공개했다. 박장근은 “한 방송에서 정은지 씨가 고(故) 김광석 선배님의 노래를 부르는 걸 우연히 봤는데, 컨츄리풍의 곡을 잘 소화했다. 마침 컨츄리 느낌의 곡을 만들고 싶었고 레트로적 감성도 담고 싶어 ‘하늘바라기’가 탄생된 거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너무 잘 소화했다”고 말했다. 함준석은 “정은지 씨도 노래에 굉장히 만족했다. 곡 성적도 잘나와 너무 좋았다”고 회상했다.

‘사람냄새’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쉽게 만들었다”라며 개리와의 친분을 공개했다. 박장근은 “개리 형과 친분이 있는데 늘 소탈하다고 느꼈다. 지인들끼리도 개리 형은 사람냄새가 난다라는 얘기를 주고받다가 ‘사람 냄새’를 키워드로 곡을 만들게 된 거다. 랩 가사는 개리 형도 참여해 힘을 실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거북이’에 대해서는 “원래 다비치의 곡이 아니었다. OST로 들어갈 곡이었는데 잘 안돼 길을 잃었지만, 다비치 측에서 곡을 접하면서 부르고 싶다는 제안을 해왔다. ‘거북이’는 그렇게 주인을 만난 건데 히트를 칠 줄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처럼 수많은 히트곡을 제조해 최고 스타 작곡가로 군림하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작곡가로서 더욱 도약하고 싶은 갈증은 아직도 넘쳐 보였다. 이들은 “대중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다”라며 열의를 불태웠다. 또한 “저희 곡들이 시간이 오래 지나도 리메이크가 되어 재탄생될 수 있길 바란다. 반짝이는 작곡가가 아닌 오래 활동하고 싶다.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뮤지코인, 이단옆차기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