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야구대표팀 박병호,
야구대표팀의 박병호가 12일 일본 지바현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 대만과의 경기에서 타격하고있다. 2019.11.12. 지바(일본)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국대 타선에 지금 필요한 것은?’

국제대회 단기전에서는 투수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전력분석을 한다 해도 상대를 잘 모르는 상황이라, 투수가 얼마나 잘 버텨주느냐가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야구 경기의 특성상 투수가 주도권을 갖고 경기에 임하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경기가 투수전 양상으로 흐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타자들의 현명한 접근이 필요하다. 점수가 쉽게 나지 않기에 큰 것 한 방의 중요성도 커지지만 상황에 맞는 진루타와 팀배팅의 더욱 더 절실해진다.

2019WBSC프리미어12에 참가하는 한국 대표팀은 슈퍼라운드 미국 대만전에서 이런 점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11일 미국전에서는 1회 김재환의 3점홈런이 터지면서 손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12일 대만전에서는 진루타 부재로 활로를 뚫지 못했다.

한국은 1회 무사 1,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3~5번 클린업트리오가 연속 삼자범퇴에 머물렀다. 단순히 득점을 못한 게 문제가 아니라 진루타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1사후 박병호 타석에서 상대투수 장이의 보크로 한 베이스씩 더 간 게 다였다.

2회 역시 선두타자 양의지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김현수와 민병헌이 범타로 물러나 진루는 하지 못했다. 2사후 허경민의 중전안타가 나왔는데 만약 그 이전에 진루타가 나왔다면 충분히 득점의 가능성이 있었다.4회와 5회 1사 1루 기회에서도 진루타는 침묵했다. 6회 이후엔 아예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국가대표 타선은 1번부터 9번까지 누구든 중심타선에 갖다 놔도 손색이 없다. 실제로 국내프로야구 소속팀으로 돌아가면 대부분 중심타선에 포진되는 경우가 많다. 모두 다 그런 해결사 능력도 갖추고 있어 방망이가 폭발하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문제는 처음 보는 낯선 투수를 공략하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데 있다. 호쾌한 타격도 좋지만 점수를 내기 위한 팀배팅이 절실히 필요하다. 벤치의 개입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선수들 스스로 상황에 맞는 배팅을 해주는 게 더욱 중요하다.

한국이 올림픽과 프리미어12,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역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도 따지고 보면 빅볼과 스몰볼이 조화를 이룬 한국 특유의 토탈야구 덕분이었다.

13일 현재 한국 대표팀의 팀타율은 0.242다. 이정후가 타율 0.471로 가장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고, 김하성이 0.353으로 뒤를 받치고 있다. 반면 4번타자 박병호는 18타수 3안타 타율 0.167로 부진하다. 5번타자 김재환은 15타수 3안타 타율 0.200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타율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경기수가 적어 안타 몇 개 치고 못 치고에 따라 타율은 쉽게 오르락내리락 한다. 중요한 것은 필요할 때 어떤 타격이 나오느냐다.

이틀간 휴식을 취하는 한국은 15일 멕시코, 16일 일본을 상대한다. 2경기 결과에 따라 결승과 동메달 결정전 진출 여부가 판가름난다. 대표팀 타선이 마음의 부담을 덜고 경기에 임한다면 공략하지 못할 대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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