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TV와 1인 방송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크리에이터들이 방송가를 종횡무진하는 건 이제 익숙한 그림이 됐다. 하지만 이젠 예능 프로그램 고정 멤버로도 전격 투입되면서 더욱 영향력을 뻗치고 있는 모양새다.

그동안 크리에이터들이 예능에 일회성으로 출연하는 경우는 흔했지만 고정으로 한 축을 이루는 건 보기 드물었다. 하지만 입짧은햇님에 이어 이사배, 도티까지 인기 크리에이터들이 예능에서 각자 고정 자리를 꿰차며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모두 적게는 75만 명에서 많게는 250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크리에이터로 방송가 생태계 변화를 이끌 태세다.

먼저 먹방(먹는 방송) 크리에이터 입짧은햇님은 지난해 4월부터 tvN ‘놀라운 토요일’ 고정 멤버로 맛깔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신동엽, 이혜리, 박나래 등 멤버들은 전국 팔도 맛있는 음식을 걸고 다양한 퀴즈에 도전하는데, 입짧은햇님은 멤버들이 퀴즈를 틀릴 때마다 그 음식을 스튜디오에서 바로 맛보곤 한다. 자신의 채널에서 평소 보이는 먹방을 그대로 재현해 시청자들 또한 군침을 돌게 한다.

또한 음식을 맛볼 수 없는 멤버들을 향해 태연히 맛 묘사도 더해 승부욕을 자극하고, 멤버들은 그런 입짧은햇님을 보며 아쉬워하거나 부러워하는 현실 리액션을 보인다. 이 특유의 그림은 ‘놀라운 토요일’에서만 볼 수 있는 묘미로, 입짧은햇님은 이처럼 매 회 재미 한 스푼을 더하고 있다.

뷰티 크리에이터 이사배는 최근 MBC ‘언니네 쌀롱’ 고정 멤버로 합류했다. ‘언니네 쌀롱’은 한예슬이 MC로 나서는 메이크 오버 토크쇼로, 스타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변신시켜주는 콘셉트를 가졌다. 이사배는 뷰티를 주 콘텐츠로 다루는 만큼, 그 특기를 살려 스타들에게 수준급 메이크업을 선보인다. 스타들이 빛날 수 있게 일조할 뿐만 아니라 메이크 오버에 도전하는 스타들에게 친근하고 재치있는 입담으로 거리를 좁히며 다가가 몰입도를 더하고 있다.

이사배는 앞서 tvN ‘나의 영어사춘기 100시간’을 통해 고정 멤버로 출격한 바 있으나 공중파 고정 예능에 입성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다시금 방송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입증했다. 이사배는 앞서 MBC ‘라디오스타’에서 아이유, 수지, 장첸 등의 얼굴을 묘사하고 남다른 입담 등으로 넘치는 끼도 발휘했던 바. 이미 예능인으로서 가능성을 보였기에, 이 같은 활약은 이미 점쳐진 분위기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키즈 크리에이터 도티도 오는 21일 돌아오는 ‘문제적 남자’의 새 시즌 ‘문제적 남자 : 브레인 유랑단’ 뇌섹남으로 합류한다. 이로써 도티는 기존 멤버 전현무, 하석진, 김지석, 이장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도티 역시 여러 예능에 출연한 바 있지만 간판 예능의 주축 멤버로 긴 호흡을 끌고 가는 건 사실상 ‘문제적 남자’가 처음으로 활약상에 기대를 높이고 있다. 또한 도티는 평소 ‘문제적 남자’ 팬임을 밝혀온 터라 이 팬심과 청산유수 입담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수재로 ‘뇌섹남’에 적격이기도 해 더욱 기대를 모은다. 도티는 자신의 SNS에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열심히 배우고 익히며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는 출연진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문제적 남자’ 투입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크리에이터들의 예능 고정 러쉬에 대해 한 연예계 관계자는 “크리에이터들은 각자 도맡아 방송하는 특정 분야가 있으니 그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전문가적인 면을 갖췄다고 보는 분위기다. 구독자까지 많으면 그만큼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해 방송 관계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 이런 점들이 꾸준히 방송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이미 수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들이기에 기본 시청자들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끼 있는 크리에이터들도 많으니 예능감에서도 기대되는 부분이 크다”라면서도 “하지만 언제든 논란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성도 갖추고 있어 검증이 필요한 지점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스포츠서울 DB, 입짧은햇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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