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이승엽 해설위원이 지바 롯데 홈구장 조조마린스타디움에 방문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치바 | 서장원기자 superpower@sportsseoul.com

[지바=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오랜만에 오니 새롭네요.”

한국야구대표팀이 첫 공식 훈련을 진행한 조조마린스타디움에 낮익은 얼굴이 등장했다. 바로 이승엽 해설위원. 이 위원은 야구장 곳곳을 둘러보며 감회에 젖었다.

이 위원에게 지바 롯데의 홈구장인 조조마린스타디움은 결코 낮선 곳이 아니다. KBO리그에서 뛰던 이 위원이 일본으로 건너가 처음 몸 담은 팀이 지바 롯데다. 지바 롯데에서 4번 타자를 맡은 이 위원은 팀을 일본시리즈 정상으로 올려놓는 등 빼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조조마린스타디움 앞에는 이 위원의 핸드프린팅이 있는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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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해설위원은 조조마린스타디움에 설치된 핸드프린팅 구조물에 직접 손을 맞대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캡처 | 이승엽 인스타그램

관중석에서 만난 이 위원은 “2011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방문했는데 새로운 기분이 든다. 이 곳에서 좋은 일도 많았지만 맘고생도 많이 했다”면서 지바 롯데 시절을 회상했다. KBO리그에서 슈퍼 스타였던 이승엽은 지바 롯데에서 프로 인생 처음으로 2군행을 경험했다. 이 위원은 “야구선수하면서 처음으로 2군을 경험했는데 좋은 약이 됐다”면서 2군 생활이 일본에서 8년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핸드프린팅 구조물을 직접 보기도 한 이 위원은 “기분이 좋았다. 나보다도 옆에 있는 동료들의 이름을 보니 당시 생각이 많이 나더라. 개인적으로도 우승을 경험했지만 지바 롯데라는 팀으로서도 31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해였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한 해로 기억한다”며 웃었다.

한국은 12일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대만과 슈퍼라운드 2차전을 치른다. 누구보다 구장 특성과 주변 환경을 잘 알고 있는 이 위원은 대표팀을 위한 꿀팁을 선물했다. 그는 “여기는 바람이 많이 불기도 하지만 매이닝 실시간으로 바람이 달라진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파악을 잘해야 한다. 지바 롯데 시절 11월에 리그를 뛰어보진 않았지만 마무리 캠프를 하면서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외야 전광판 상단에 표시되는 풍향과 풍속을 잘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철망으로 이뤄진 독특한 외야 펜스도 언급했다. 이 위원은 “내가 뛸 땐 펜스가 딱딱했는데 그 때보다 규모가 작아졌다. 홈과 원정팀 상관없이 단 한 경기만 치르기 때문에 선수들의 경기력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신 홈플레이트에서 펜스까지의 거리가 짧아진 만큼 홈런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바람을 잘 체크해야 한다.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가 홈런이 되는 경우가 많다. 바람이 많이 불면 외야수들이 플라이볼을 잡는데 애를 먹을 수 있다. 반면 한국 타자들은 바람이 외야쪽으로 불면 퍼올리기보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바람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조마린스타디움은 개방형 구장임에도 인조잔디로 이뤄져 있다. 이 위원은 “내가 뛰었을 땐 타구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한국에도 몇 년전까지 인조잔디 구장이 많아 선수들이 적응하는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대만이 더 적응에 힘들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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