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예능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스포츠 예능이 다시금 시청자들과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달 종영한 KBS2 ‘으라차차 만수로’부터 JTBC ‘뭉쳐야 찬다’, MBC ‘편애 중계’, SBS플러스 ‘다함께 차차차’까지 속속 등장하며 예능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KBS2 ‘출발 드림팀’, ‘천하무적 야구단’, ‘우리 동네 예체능’ 등 스포츠를 소재로 둔 예능이 빛나는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꽤 과거의 시류로 어느샌가부터 스포츠 예능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비슷한 포맷이란 매년 찾아오는 MBC ‘아이돌 스타 선수권 대회’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아이돌이 중심이고 단발성이라 넓은 시청자층을 공략를 공략하는 건 무리수였다. 이처럼 스포츠 예능은 스러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JTBC ‘뭉쳐야 찬다’가 독보적인 스포츠 예능으로 성장하면서 예능 판도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뭉쳐야 찬다’는 안정환이 축구 감독으로 나서 허재, 이만기, 양준혁, 이봉주, 진종오 등 스포츠 스타들로 구성된 조기축구팀 ‘어쩌다 FC’를 지휘하며 축구 성장을 도모하는 과정을 담는다.

팀원들은 각자의 종목에서는 세계 최고 위치에 올라 전설로 불리는 이들이지만, 축구 실력은 형편없어 반전 매력을 가득 안긴다. 몸이 기민하게 따라주지 않아 터져 나오는 몸 개그와 리액션은 최고의 웃음 포인트다. 특히 코트 위에서 카리스마를 내뿜던 허재가 허당기를 가득 풍겨 ‘예능 늦둥이’로 방송계를 종횡무진하기 시작해 더욱 돋보이고 있다. 또한 단지 축구 실력을 높이고자 뭉친 것이기도 하지만, 넓게 보면 중년 지천명 아저씨들의 또 다른 도전기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뿐만이 아닌 용기도 주고 있다.

지난 10월 종영한 KBS2 ‘으라차차 만수로’도 시청률은 고전했지만 호평 속 막을 내리며 스포츠 예능 계보에 자취를 남겼다. ‘으라차차 만수로’는 실제 영국 축구 13부 리그 첼시 로버스 구단주인 배우 김수로가 멤버들과 함께 구단을 운영해나가는 리얼리티로 이시영, 박문성, 엑소 카이, 뉴이스트 백호가 김수로와 의기투합했다. 스포츠 예능이라고 해서 출연자들이 직접 스포츠를 체험하는 게 아닌, 구단 경영에 집중한다는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

지난 5일 첫 방송한 MBC ‘편애중계’는 안정환, 서장훈, 김병현, 붐, 김성주, 김제동이 일반인 출연자를 스포츠 중계 방식으로 응원한다는 구성을 갖췄다. 이들은 출연자들의 사연에 공감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닌, 편애하며 응원하는 방식으로 소통해 신선한 재미를 더하고 있다. ‘편애중계’와 같은 날 출격한 SBS플러스 ‘다함께 차차차’는 이천수가 감독으로 이수근이 주장으로 있는 연예인 축구팀이 국내 최강 풋살팀을 누르기 위한 도전기를 다룬다. 선수단은 딘딘, 이진호, 정세운, 하성운, 유승우 등 아이돌과 모델 등 신선한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두 프로그램 모두 이제 첫 방송만 전파를 탄 상황이지만 스포츠적 요소와 재미가 적절히 더해졌다는 평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처럼 스포츠 예능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에 대해 한 예능 관계자는 “관찰 예능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식상해졌고 이에 시청자들은 스포츠 예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다시 찾아온 스포테이너들의 전성기와 높아진 축구 인기가 맞물린 부분도 크다. 스포츠 예능에 출연하는 스포테이너들의 리액션이나 프로그램에 녹아드는 면면은 보통의 연예인보다 더욱 자연스러워 이 또한 스포츠 예능만의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당분간 스포츠 예능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KBS2, JTBC, SBS플러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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