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양현종, 만루 위기 이겨내며...주먹 불끈!
야구대표팀의 선발 양현종이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미국과의 경기에서 1회 2사 만루 위기를 삼진으로 벗어나자 주먹을 불끈 쥐고있다. 도쿄(일본)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도쿄=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양현종(31·KIA)이 또 한번 ‘대투수’의 위용을 과시하며 한국에 귀중한 슈퍼라운드 첫 승을 선물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프리미어12 예선 라운드를 통해 12개 참가국 중 최강의 거포 군단으로 자리매김한 미국답게 한국 최고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도 정교하면서 호쾌한 타격을 보여줬다. 여기에 수비 실책과 어이없는 오심까지 겹치며 큰 부담이 양현종의 어깨를 짓눌렀다. 대회 첫 피홈런도 기록했다. 6회 힘이 떨어지며 교체됐지만 자신에게 닥친 삼중고를 정면돌파해 미국 타선을 효율적으로 묶었다.

양현종은 11일 도쿄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미국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2이닝 10피안타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한국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서울에서 열린 예선 라운드 첫 경기 호주전(6이닝 무실점) 이후 이번 대회 두 번째 선발등판에서도 무난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대표팀에서의 위상, 몸상태를 고려했을 때 양현종의 미국전 선발 등판은 기정사실이었다. 시즌이 끝나고 개막한 대회 일정상 투수들이 컨디션을 100%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양현종은 호주전에서 6이닝을 소화하며 시즌 때와 비슷한 피칭 컨디션을 자랑했다. 한국의 김경문 감독도 “모든 팀들이 이닝을 끊어가는 투수운용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현종이가 6이닝을 소화한 건 정말 대단한 것”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국은 4년 전 초대 대회 결승전에서 미국을 8-0으로 압도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선 슈퍼라운드 첫 경기부터 만났지만 경기의 중압감은 결승전 못지 않았다. 2회 연속 우승, 그리고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출전권 획득을 위해 첫 경기 승리는 한국에 절실했다. 양현종이 느끼는 책임감이 그만큼 무거웠다는 의미다. 부담감과 미국의 철저한 준비 탓에 매이닝 양현종은 험로를 걸었다. 6회 2사 후 교체되기 전까지 3회를 제외하면 삼자범퇴가 없었다. 양현종이 변화무쌍한 공을 던진다는 걸 파악한 미국 타자들은 최대한 양현종의 공을 많이 지켜보는 인내심을 발휘했다. 예선 라운드에 비해 좁아진 스트라이크 존도 양현종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정교한 제구로 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피칭을 했지만 일본의 시마타 테츠야 구심의 손은 좀처럼 올라가지 않았다. 3회말 한국 공격 때 김하성의 득점 상황에서 나온 어처구니 없는 오심도 양현종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갖가지 악재에도 산전수전 다 겪은 양현종은 무너지지 않았다. 양의지의 리드와 자신의 공을 믿고 꿋꿋하게 미국 타자들을 잡아나갔다. 1회부터 전력투구를 한 탓에 경기 중반에 접어들며 구속이 떨어졌지만 위기 속에서도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브레이킹 볼의 비중을 끌어올리며 효과를 봤다. 6회 브렌트 루커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대회 첫 실점을 한 것이 이날 경기 양현종의 유일한 옥의 티였다. 2사 2, 3루 상황에서 이영하에게 공을 넘기고 내려오는 양현종에게 원정 응원을 온 한국팬들은 큰 목소리로 양현종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영하가 삼진으로 이닝을 매조지자 양현종도 벤치에서 크게 환호했다.

일정상 양현종은 한국이 결승에 진출할 경우 17일 열리는 결승전에도 선발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예선 라운드에서 홈런 10개를 때려낸 미국 강타선을 상대로 1점밖에 내주지 않은 건 분명 큰 소득이다. 미국전 등판 경험은 양현종이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결승전 마운드에 설 수 있는 자양분이 될 전망이다.

superpower@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