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박병호, 적시타 출루에...세리모니 종합세트?
야구대표팀의 박병호가 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 12’ 조별 예선 C조 쿠바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5회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적시타로 출루해 세리모니를 하고있다.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깊은 타격 침체에 빠졌던 박병호가 쿠바를 상대로 힘찬 기지개를 켰다. 부진에도 끝까지 4번에 기용하며 믿음을 보인 김경문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보답했다.

박병호는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C조 조별 예선 3차전 쿠바와 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완성하며 4번 타자로서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예선라운드에서 호주와 캐나다를 연파하고 슈퍼라운드 진출을 확정했지만 박병호의 무안타 부진은 대표팀의 걱정거리였다. 호주전부터 캐나다전까지 5연속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고, 캐나다전에서는 캐나다 벤치가 3번 타자 이정후를 거르고 박병호를 선택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박병호로선 충분히 자존심이 상할 법한 일이었다.

[포토] 박병호, 첫 안타에...안녕 세리모니~!
야구대표팀의 박병호가 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 12’ 조별 예선 C조 쿠바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3회 안타로 출루해 세리모니를 하고있다.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하지만 김 감독은 끝까지 박병호를 믿었다. 박병호의 부진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다음 경기엔 분명 안타를 칠 것이라고 믿는다”며 꾸준히 박병호를 4번에 기용했다. 박병호를 향한 김 감독의 ‘믿음의 야구’는 11년 전 베이징 올림픽 때 이승엽의 기억을 소환했다. 당시 이승엽은 팀이 연승을 거두고 있을 때에도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끝까지 이승엽을 믿고 기용했고, 이승엽은 마침내 가장 중요했던 준결승과 결승에서 한국을 승리로 이끄는 홈런포를 가동하며 영웅이 됐다.

11년 전 이승엽처럼 박병호도 쿠바를 상대로 3회말 첫 안타를 터뜨리며 막혔던 혈을 뚫었고, 5회말에는 1타점 적시타에 득점까지 성공하며 한국 타선을 이끌었다. 김 감독의 굳건한 믿음, 그리고 동료 선수들의 긍정적인 기운이 잠들어있던 ‘박뱅’의 방망이를 깨우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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