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우(구리월드컵)
3쿠션 간판스타 조명우가 8일 경기도 구리에 있는 구리시립체육관에서 열린 세계캐롬연맹(UMB) 2019 구리 세계3쿠션월드컵 본선 32강 조별리그에서 샷에 집중하고 있다. 제공 | 대한당구연맹

[구리=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어릴 때부터 월드컵 우승을 가장 꿈꿨다.”

‘한국 남자 3쿠션 간판’ 조명우(21·국내랭킹 1위)가 세계캐롬연맹(UMB) 2019 구리3쿠션월드컵(구리월드컵)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표현했다. 세계 16위인 조명우는 8일 구리시립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본선 32강 조별리그 서창훈과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3위), 호세 후안 가르시아(콜롬비아·47위)와 B조에서 경쟁, 2승1무를 기록하며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경기 후 스포츠서울과 만난 그는 “원하 는대로 샷이 잘 안 된 것 같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40점 후구제로 치르는 이 대회에서 조명우는 서창훈과 1차전에서 만나 에버리지 2.857, 하이런 10점 ‘고감도 샷’을 뽐내면서 40-30으로 이겼다. 그러다가 ‘베테랑’ 자네티와 2차전에서는 다잡은 승리에도 막판 추격을 허용, 23이닝 승부 끝에 40-40으로 비겼다. 다행히 가르시아와 최종전에서 40-37 쾌승하면서 2승1무(승점 5)를 기록, 조 1위로 16강을 확정했다. 가르시아는 1승1무1패(승점 4) 조 2위로 16강행에 성공했다. 자네티는 서창훈과 최종전에서 2무1패(승점 2) 최하위로 밀려나며 탈락했다. 서창훈은 1승2패(승점 2)를 기록했다.

시니어 데뷔 3년 차인 조명우는 올해 샛별에서 간판스타로 확실하게 발돋움했다. 올해에만 전국 대회에서 4차례 정상(인제오미자배·대한당구연맹 슈퍼컵·대한당구연맹회장배·부산시장배)에 선 그는 지난 7일 대한당구연맹(KBF)이 발표한 남자 3쿠션 랭킹에서 554점을 기록, 만 21세8개월 역대 최연소 1위에 올랐다. 그는 “사실 최연소 1위는 모르고 있었다. 많이 성장했다고 느끼지만 운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기분이 묘하다. 그냥 믿기지 않는다”고 웃었다.

가파른 오름세에 스스로 놀랍다. 조명우는 “솔직히 당장 내년이 걱정된다. 물론 입대를 고려 중이긴 하나 올해 말도 안 되게 잘하고 있기에 (내년에) 조금이라도 잘 못 하면 반짝한 선수로 기억될까 봐 더욱더 그렇다”며 “늘 처음처럼 포기하지 않는 경기 자세를 유지하면서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기세는 국내에 국한하지 않는다. 국제무대에서도 지난 9월 세계 톱랭커 16명이 출전하는 LG U+컵과 지난달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UMB 세계주니어선수권을 연달아 접수했다. 어느덧 전 세계 톱랭커도 조명우를 더는 유망주가 아닌 부담스러운 경쟁자로 여긴다. 그는 “확실히 예전보다 상대 톱랭커들이 수비나 견제 플레이를 자주 하더라. 내가 더 노력해서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명우는 시니어 데뷔 이후 아직 월드컵에서 우승은 없다. 4강에만 네 차례 올랐다. 그는 “4강에서 늘 쟁쟁한 선수와 격돌한 것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내 실력이 모자랐기 때문”이라며 “어릴 때부터 사실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가 월드컵이었다. 유명 선수의 월드컵에서 활약 영상을 자주 봤기 때문에 ‘나도 언젠간 저 무대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상상을 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구리에서 이룬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구리는 과거 내가 처음 월드컵 본선 32강에 오르고 4강까지 밟은 기분 좋은 기억이 있는 장소”라고 강조했다.

롤모델로 여기는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역시 만 21세에 월드컵 첫 우승 꿈을 이룬 적이 있다. 물이 오를 때로 오른 조명우가 롤모델의 발자취를 따라 만 21세 끝자락 월드컵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쥘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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