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찬 바람이 불어오며 독서의 계절이 시작됐다. 방송가도 책과 사랑에 빠졌다.

지난 2001년 방송된 MBC ‘느낌표-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는 소개된 책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는 등 독서 열풍을 일으킨 프로그램이다. 이후 책을 소재로 한 방송 프로그램은 제작되긴 했지만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책, 독서를 중심으로 다룬 예능, 다큐 프로그램들이 다수 제작되며 활기를 보이고 있다. 가장 주목 받은 프로그램은 배우 장동건이 나선 JTBC 다큐 4부작 ‘장동건의 백 투 더 북스’(이하 백 투 더 북스)다. 주로 연기를 통해 대중과 만났던 장동건이 다큐를 통해 서점을 소개한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백 투 더 북스’는 오랜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명문 서점들의 운영 비결과 전통, 그들이 사회 변화에 기여하고 있는 바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다. 장동건은 서울국제도서전의 모델로 참여하는 등 소문난 독서 사랑을 가진 배우다. 장동건은 내레이션은 물론, 중국 편과 한국 편에서는 직접 프리젠터로 나선다.

tvN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왼쪽), MBC 라디오 ‘책을 듣다’ 포스터. 사진 | tvN, MBC 제공

tvN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이하 책 읽어드립니다)도 독서 예능의 새로운 장을 쓰고 있다. ‘책 읽어드립니다’는 스타 강사 설민석이 스테디셀러 책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방송인 전현무, 가수 이적, 배우 문가영이 함께 해당 책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미 많은 학생들의 선택을 받았던 설민석이 설명하는 만큼 지루하지 않게 스테디셀러를 느끼고, 여기에 출연진들의 다양한 생각이 또 다른 재미를 더한다는 평이다. 방송에서 소개된 ‘사피엔스’, ‘징비록’ 등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순위를 역주행하는 등 관심을 입증했다.

책과 음악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소재의 JTBC ‘멜로디 책방’도 주목 받고 있다. 슈퍼주니어 이특, 선우정아, 블락비 박경, 수란 등이 출연한 ‘멜로디 책방’은 책에 대한 감상을 나누고, 이에 어울리는 곡을 만든다는 참신한 형식을 갖고 있다.

스타들의 오디오북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MBC ‘같이 펀딩’에서 유인나와 강하늘은 오디오북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두 사람은 방송을 통해 함께 오디오북을 진행하며 각자의 인생 책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사연도 이야기했다. 또한 이들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시청자들과 책에 대한 소통을 하기도 했다. 유인나, 강하늘의 오디오북 펀딩은 시작 40분 만에 목표금액 100%를 달성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방송 이후 두 사람이 만난 서점과 소개한 책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MBC ‘같이펀딩’ 배우 유인나, 강하늘. 사진 | MBC 제공

MBC 라디오에서는 연간기획 ‘책을 듣다’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낭독자로 배우 이연희, 정은채, 이엘, 황보라, 가수 배철수, 산들, AOA 설현, 레드벨벳 웬디, 정세운 등이 참여해 힘을 보탰다. ‘책을 듣다’에서는 내년 가을까지 1년 동안 100여 권이 스타들의 목소리를 타고 소개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네이버 오디오클립의 ‘셀럽 오디오북’, 밀리의 서재 ‘리딩북 서비스’ 등을 통해서도 배우 이병헌, 정해인, 이제훈 등이 낭독에 참여했고, 다양한 도서 저자로도 주목 받은 소유진은 최근 이동우에게 직접 오디오북을 제작한 것이 알려지며 훈훈함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책과 스타, 방송 등을 접목 시킨 콘텐츠들이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의 인기로 가벼운 영상 콘텐츠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지만 감성적이고 묵직한 예전의 감성을 원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에 지식과 감수성이 가득 담긴 책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다양한 결합도 선보여지고 있다. 단순한 책 소개를 넘어 방송만의 재미와 스타의 만남으로 대중에게 책을 더욱 가깝게 느끼도록 하고 있다. 또한 스타들도 작가로 나서는 사례가 많아지는 가운데, 독서와 관련된 콘텐츠에 많은 관심을 드러내며 함께 하는 것을 환영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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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