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키움 장정석 감독, 오늘 안 풀리네...
키움 장정석 감독이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두산과 키움의 한국시리즈 1차전 4회말 1사 1루 두산 박건우의 2루 도루 때 포수 박동원의 송구에 얼굴을 맞아 부상 당한 선발투수 요키시의 상대를 살핀 뒤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9. 10. 22.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급박하게 대반전이 벌어졌다. 당연할 것 같았던 전임자의 재계약이 불발됐고 곧바로 새 감독이 낙점됐다. 키움 구단과 장정석 감독의 이별, 그리고 손혁 감독과 계약 모두 4일 오전에 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키움 구단은 4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손혁 신임 감독과 3년 총액 6억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키움 구단 코치들도 장정석 감독의 재계약을 낙관하던 상황에서 사령탑이 바뀐 것이다. 한 키움 구단 코치는 4일 “장정석 감독님이 지난 6월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언절을 받았다는 소문을 들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자마자 (재계약) 사장 결재가 올라갔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일주일 지나도 소식이 없어서 이상했다. 이렇게 상황이 바뀔 줄은 몰랐다”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장정석 감독과 손혁 감독 모두 키움 구단 사무실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서 장 감독은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고 손혁 감독은 계약서에 사인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 재계약을 논의했던 장 감독의 상황이 순식간에 엎어진 것이다. 키움 구단 코치는 “11월 감독 해임 통보는 거의 없는 일이다. 이듬해에도 당연히 장정석 감독님과 함께 한다고 보고 있었다. 구단이 감독님은 물론 코치들에게도 무책임한 게 아닌가 싶다”고 힘줘 말했다.

키움 구단은 손혁 감독 선임을 두고 “새 대표체제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외국인 2명, 내국인 3명과 감독 면접을 했고 면접 결과를 기준으로 손혁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난주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박준상 대표와 임은주 부사장, 그리고 사외이사로 등록됐던 장정석 감독까지 내쳤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구단이 하송 신임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이장석 색깔 지우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래저래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말 변화를 내세운다면 이장석 전 대표 체제 구성원 다수를 교체해야 한다. 코칭스태프는 물론 프런트 오피스 직원 대부분이 이 전 대표 시절부터 키움 구단에 있었다. 현대 시절부터 히어로즈까지 사실상 한 구단에 있었던 이들이 수없이 많다. 무엇보다 재계약을 논의했던 감독에게 하루아침 만에 계약 불가 통보와 새 감독을 선임하는 프로 구단 초유의 사건을 저질렀다. 장 감독은 물론 키움 코치들 또한 지난주 감독 면접이 이뤄진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키움 구단의 감독 교체 명분은 이 전 대표와 확실한 결별, 그리고 이를 통한 변화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이 전 대표의 횡령·배임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피해자만 남긴 채 뒤에서 몰래 진행됐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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