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스토랑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던 이경규의 자신감이 통한걸까. 지난 달 25일 첫 방송된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이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편스토랑’은 연예계 소문난 ‘맛.잘.알’(맛을 잘 아는) 6인의 스타들이 혼자 먹기에 아까운 필살의 메뉴를 개발하고 이 중 메뉴 평가단의 평가를 통해 승리한 메뉴가 방송 다음 날 실제 전국 편의점에서 출시되는 신개념 편의점 신상 서바이벌이다. 이경규, 이영자, 정혜영, 김나영, 정일우, 진세연이 메뉴 개발을 위해 출격했다. 여기에 이승철, 이연복 셰프, 이원일 셰프가 메뉴 평가단으로, 도경완이 MC로 합류했다.

베일을 벗은 ‘편스토랑’ 첫회에서는 메뉴개발에 돌입한 정일우, 정혜영, 이영자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편스토랑’에 첫 번째로 제시된 재료는 ‘쌀’이었다. 정일우는 라이스페이퍼를 이용한 요리에 대해 생각했고, 주부 15년차인 정혜영은 내공을 통해 코코넛 밀크를 넣은 카레와 하와이안 주먹밥인 무스비를 생각해냈다.

이영자는 직접 편의점, 재래시장 등을 찾아 발로 뛰며 시장 조사에 나섰다. 특히 단골 매운 닭발 집을 찾은 이영자는 사장님을 설득한 끝에 매운 닭발 레시피를 배웠고 밥과 어울리는 매운 요리 탄생을 기대케 했다. 방송 말미 미식의 천국인 대만으로 향한 이경규의 모습도 공개됐다. 과거 ‘꼬꼬면’의 신화를 쓴 바 있는 이경규는 대만의 야시장을 돌아다니며 현장조사에 서 또다른 면요리 탄생을 예고했다.

첫선을 보인 ‘편스토랑’에서는 출연진들이 직접 요리하는 쿡방부터 집밥, 냉면, 닭발 등 군침도는 먹방이 주로 등장했다. 여기에 정일우의 반전 요리실력부터 첫 고정 예능에서 보여준 진세연의 털털한 모습 그리고 여섯식구를 책임지는 내공 살림꿈 정혜영의 일상까지, 그간 예능에서 잘 볼 없었던 스타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청자들을 만족시킨건 예능계 대부-대모인 이경규-이영자의 활약이었다. 이경규와 이영자는‘편스토랑’을 통해 30년 만에 첫 동반출연을 하게 됐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서로의 요리 실력과 메뉴에 대해 유쾌한 견제와 함께 스튜디오에서 함께 VCR 영상을 보면서도 완벽한 호흡과 ‘티키타카’를 보여줬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듣기만 해도 군침돌게 만드는 이영자표 맛표현과 따뜻한 공감 능력, 그리고 내공있는 입담은 ‘편스토랑’에서 여지없이 발휘됐다. 메뉴 개발을 위해 편의점에서 직접 소비자들을 만나던 중, 끼니를 놓쳐 도시락으로 한끼를 떼우는 자취생 등 집밥을 못먹는 젊은이들의 사연에 함께 마음아파 하기도 했다. 특히 힘들었던 시절 자주 찾았던 닭발 가게를 찾아가 “닭발의 매운맛에 정신 못차린 척 울고, 머리가 멍해지면 또다시 하던대로 묵묵해 제 할 일을 했다”고 담담히 말하는 이영자의 모습은 진한 여운을 남기기도. 아직 일부분만 공개됐지만 대만으로 떠난 이경규의 짧은 분량에서도 필터링 없는 유쾌한 입담은 여과없이 발휘됐다. 또 한국의 대표적인 진행자답게 출연진과 평가단, MC 도경완과의 케미도 웃음 포인트였다.

이경규 이영자

시청률도 반응했다. ‘편스토랑’은 1부 3.7%, 2부 5.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작인 ‘으라차차 만수로’가 2.2%로 막을 내린 것을 고려했을 때 의미있는 성과다. 이영자 단골 닭발집에서 닭발이 구워지는 순간의 분당 시청률은 7.2%까지 치솟았다. 비슷한 시간대에 예능 강자인 tvN ‘신서유기7’가 첫 방송됐지만 1회 시청률은 5.6%로 실제론 ‘편스토랑’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치열한 콘텐츠 격전지로 불리는 금욜 예능 시장에 새로운 강자가 등장한 것.

‘편스토랑’ 강봉규 PD는 “금요일 오후 9시50분 시간대가 KBS 예능에선 특히나 어려운 시간대였다. 그런점을 감안했을 때 이전 프로그램에 비해 시청률이 잘 나와서 저희로서는 고무적인 결과”라며 “4% 정도 나와주면 좋지 않을까 했는데 그거보다 잘 나와서 감사할 따름이다”며 첫방 소감을 밝혔다.

특히 강 PD는 이경규-이영자의 노력에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앞서 강 PD는 두 사람의 섭외를 위해 삼고초려 했다고 밝힌바 있따. 강 PD는 “두 분이 같은 프로에 나오면 어떤 케미일까는 사실 저한테도 물음표였다. 섭외하는 PD입장에서도 어떻게 될지 예상할 수 없어서, 시청자들 역시 예상치 못한 상황들에서 오는 재미와 긴장감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면서 “섭외 요청을 드릴 때 이경규, 이영자 선배님 두분 다 서로 같이하면 좋겠다고 해주셨다. 그리고 제 기대 이상으로 프로그램에 기둥이 돼주시고 있다”며 “항상 프로에 있어 주인의식을 가지시고, 제작진이 놓친 부분까지도 조언을 해주시고 바로잡아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승 상품이 실제 편의점에서 출시된다는 ‘편스토랑’의 큰 골격을 제외하고선 첫회에서는 쿡방과 먹방, 관찰예능까지 다양한 코드들이 섞여 있어 기시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에 대해 강 PD는 “6명의 아이디어가 모여 메뉴를 개발하고, 그 메뉴를 평가해서 1등한 메뉴가 출시되기까지 한회에 다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 1~3회를 다 봐야하는데 시청자들이 과연 따라와 주실까 큰 걱정이었고, 지금도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라며 “한 회차만 봐서는 프로그램에 대해 정리가 잘 안돼서 너무 어렵게 느끼시진 않을까, 다소 어수선해 보이진 않을까 걱정하며 만들고 있다. 그래도 진짜 신상이 출시되고나면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해 이해해주시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곧 이어질 메뉴 대결과 이연복 셰프, 가수 이승철, 이원복 셰프, 김정훈 MD의 맛 평가 그리고 다음날 출시되는 편의점 신상 메뉴에 대한 반응까지 더해진다면 치열한 콘텐츠 격전지 금요일 밤에 예능 강자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매주 금요일 오후 9시45분 방송.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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