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황선홍 감독이 포항 사령탑 시절이던 지난 2013년 12월1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3년 K리그 클래식 최종라운드 울산전에서 포항의 1-0 승리와 함께 뒤집기 우승을 이끈 뒤 포효하고 있다. 울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끝까지 갈 것 같은데?”

황선홍 감독은 K리그 36년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우승을, 그 것도 두 번이나 이끌어냈던 지도자로 기억된다. 2013년 그가 지휘하던 포항은 울산과 최종전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김원일의 극적인 결승포로 1-0 승리를 거뒀다. 울산을 떨어트리면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3년 뒤 황 감독은 서울 지휘봉을 잡고 최종전에서 다시 한 번 웃었다. 전북 원정 경기에서 후반 박주영이 골이 폭발, 홈팀을 1-0으로 이기고 역시 ‘뒤집기 정상 등극’에 성공한 것이다. 파이널라운드가 채택된 2012년부터 K리그의 한 페이지 장식한 감독을 꼽으라면 단연 황 감독이 떠오른다.

그런 황 감독이 ‘역대급’으로 불리는 올해 ‘하나원큐 K리그1 2019’ 우승 경쟁을 말했다. 올해 재충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는 지난달 31일 스포츠서울과 단독 전화인터뷰를 통해 2013년 및 2016년 우승 감격을 회상하고는 울산과 전북의 레이스를 예측했다. 황 감독은 “굉장히 흥미롭게 보고 있다. 각 팀이 3경기를 남겨놓고 있는데, 끝까지 가야할 것 같다”며 “(울산과 전북의)맞대결이 남아 있다는 것이 변수지만 울산이 거기서 이기지 못하면 최종전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울산이 승점 75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전북이 승점 72로 뒤를 쫒고 있다. 하지만 두 팀의 간격은 3일 열리는 36라운드를 통해 좁혀질 수 있다. 울산이 3위 서울과 원정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서울은 35라운드에서 전북과 1-1로 비겨 2위팀의 발목을 잡은 적이 있다. 전북은 같은 날 4위 대구와 역시 원정 경기를 한다. 울산과 전북은 이어 나란히 3주 휴식기에 돌입한다. 23일 울산에서 결승전 같은 37라운드 맞대결을 벌인다. 내달 1일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을 향한 마지막 싸움에 나선다. 울산은 지역 라이벌 포항과, 전북은 올해 자신들에게 첫 패배를 안긴 강원과 각각 홈 경기를 펼친다.

황선홍
황선홍 감독이 서울을 지휘하던 지난 2016년 11월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6 최종전 전북과 원정 경기에서 1-0 승리를 이끌어 역전 우승에 성공한 뒤 선수들 헹가래를 받고 있다. 전주 | 최승섭기자

황 감독은 울산과 전북의 이런 일정을 훤히 알고 있었다. 그러더니 마지막 라운드까지 우승 다툼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봤다. “추격하는 전북이 부담은 덜하다. 물론 울산은 조금의 여유가 있다”는 황 감독은 “두 팀 다 좋지만 전북이 조금 주춤하는 것 같다. 승점 쌓을 경기에서 못 쌓았다”고 지난 레이스를 되돌아봤다. 황 감독은 “한 번 실수하면 돌이킬 수 없는 기간이 지금이다. 양 팀 모두 총력전을 할 거다. 맞대결이 흥미로울 것 같은데 일단 울산이 승점이 3점 앞서 있어 두 번의 기회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전북전 이기면 우승이고, 못 이기면 한 번 더 기회를 잡는 셈이다. 전북은 한 번의 찬스밖에(3연승) 없다”고 분석했다.

여러 면에서 울산이 유리하지만 황 감독은 최종라운드 전에 울산이 우승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북엔 우승 경험한 선수들이 많으니까 이게 큰 장점”이라는 황 감독은 “울산은 우승 부담을 정신적으로 극복하면 되는데, 난 마지막 라운드까지 갈 것 같다. 쫓아가는 팀의 마음을 내가 안다. 끝까지 간다고 생각하고 계산한다”고 했다. 내달 1일 오후 3시 울산종합운동장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동시에 우승 레이스가 열릴 것이라는 게 황 감독의 전망이다.

[포토] 문선민-박용우 \'치열한 기싸움\'
울산 박용우(왼쪽)와 전북 문선민(가운데)이 지난 7월1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두 팀 맞대결 도중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황 감독은 아울러 올시즌 K리그에 대해서도 호평을 내렸다. 큰 발전은 아니어도 약진하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울산과 전북이 앞서가면서 강원이나 대구 등 중상위권 팀들의 발전이 눈에 보인다. 여기에 젊은 팬들이 늘어났다. 이런 분위기를 얼마나 유지하는가가 관건”이라고 했다. 특히 팀별로 개성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황 감독은 “강원을 보면 경기를 참 잘 하는 것 같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각 팀의 현실에 맞는 축구가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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