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야구대표팀의 김재환.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외야 수비훈련을 하던 한국 야구 대표팀 강백호(KT)가 입을 떡 벌렸다. 백네트 앞에서 토스배팅을 하던 박세혁(두산)도 스윙을 멈추고 넋나간 표정을 지었다. 김재환(두산)의 대형 홈런 타구에 3루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던 푸에르토리코 선수들도 휘파람을 불었다.

김재환이 거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대표팀 훈련에서 김재환은 모처럼 괴력을 발휘했다. 처음 타격을 시작했을 때에는 평범한 플라이에 그치더니 리듬을 찾자 타구가 점점 펜스 앞으로 날아갔다. 홈런 한 개를 때려낸 뒤에는 타구에 힘이 실렸는데, 고척돔 좌우 펜스 뒤에 설치한 스크린 상단을 맞히는 타구가 서 너개 나왔다. 대표팀 동료 선수들이 모든 동작을 멈추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수비훈련 후 라커룸에 잠깐 들어갔다 나온 박민우는 박세혁에게 이 사실을 전해들은 뒤 믿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스크린은 외야 중앙 관중석 2층 높이라 거리뿐만 아니라 높이도 상당하다. 140m 이상 대형 홈런 타구였다는 의미다.

김재환은 “경기 때 이런 타구가 나와야 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지금 밸런스가 너무 좋다. 시즌 때 느껴보지 못한 밸런스라 스스로 어리둥절하는 중”이라며 웃었다. 그는 “KBO리그 공인구보다 조금 더 잘 날아가는 것 같지만 내 리듬이 좋아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경기에 출전할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가면 잘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키움과 한국시리즈 4차전 연장 10회초에 2루타를 때려낸 기세가 태극마크로 이어진 표정이었다.

박병호 최정과 함께 팀내 대포를 책임질 김재환의 컨디션 상승은 결전을 앞둔 대표팀에 가장 반가운 소식 중 하나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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