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타격코치 허문회의 여유[포토]
키움 허문회 타격코치가 지난 5월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K와이번스의 경기를 미소띤 얼굴로 지켜보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키움에 겨울은 잔인한 계절이다. 매년 겨울마다 함께 했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다른 유니폼을 입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즌 마지막 경기 종료와 동시에 이별 통보를 받았다. 무엇보다 이번 이별 통보는 연쇄 이탈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키움 허문회 수석코치가 롯데 19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롯데 구단의 공식발표는 27일에 이뤄졌지만 허 수석코치는 한국시리즈(KS)에 앞서 롯데 구단의 감독직 제안을 승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 수석코치의 롯데 감독행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있었던 야구계 관계자는 “앞으로 더 많은 키움 코치들이 롯데로 가지 않을까 싶다. 현재 롯데의 목표는 키움처럼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해 팀의 중심으로 올라서는 것이다. 허 감독 선임을 시작으로 허 감독이 원하는 키움 코치들 영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 구단 또한 이를 주시하고 있다. 키움 김치현 단장은 27일 “안 그래도 롯데 성민규 단장과 이 부분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구단 선택의 자유는 코치에게 있다. 그래도 최소 우리와 롯데가 제시한 조건은 두루 들어보게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음주부터 2020시즌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조직에 들어간다. 장정석 감독님과는 이전에도 재계약에 대해 간략하게 얘기를 나눴다. 다음주 장 감독님과 고위인사 미팅이 잡혀있다. 결정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감독의 재계약은 무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으나 관건은 코칭스태프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정규시즌 막바지 코칭스태프 뿐이 아닌 트레이닝 파트, 전력분석원들도 타구단 이적설이 돌았다. 내부적으로 꾸준히 상황을 체크하고 있는 상태”라고 털어놓았다.

[포토] 이지영, 8-3...리드를 벌리는 적시타!
키움 이지영이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9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6-3으로 앞선 2회 2사 만루 찬스를 맞아 2타점 적시타로 출루해 환호하고있다. 2019.10.26.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언제나 그랬듯 FA(프리에이전트) 내부 단속도 쉽지 않은 문제다. 지난 겨울 키움은 이례적으로 베테랑 FA 이보근(33)과 3+1년 19억원 계약을 맺었다. 당시 키움은 불펜진 반등을 위해 이보근을 반드시 잔류시켜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보근은 올시즌 평균자책점 9.72로 최악의 해를 보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베테랑 이지영(33)과 오주원(34)의 FA 계약을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이지영과 오주원 모두 올시즌 빼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키움에는 확실한 대체자원인 박동원과 조상우가 있다. FA 보상제도가 키움에 보호막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타구단과 FA 영입경쟁이 붙는다면 잔류를 확신할 수 없다.

키움은 2020시즌에도 우승후보로 꼽힐 것이다. 스토브리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를 앞세워 정상에 도전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최종무대 결과는 미세한 전력차이로 인해 결정된다. 다시 찾아온 이별의 계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이듬해 창단 첫 우승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