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문근영 이연희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국정원 요원→지하철 경찰대→강력반 형사.

안방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드라마 주인공의 직업들이다. 요즘 워낙 장르물이 많았던 터라 새삼스럽지 않게 느껴지지만, 남주인공의 캐릭터가 아니라 그간 대중에 꽃미모로 각인된 여배우들이 맡은 것이라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베일이 벗겨지기 전에는 고개를 갸웃했다면, 최근 활약을 펼치는 모습으로는 이들에 대한 인상이 달라지고 있다. 자신들의 새로운 인생캐릭터를 만들어내며 배우로서 한계단 더 올라섰다는 사실을 확인시키고 있다.

수지수지

배가본드 수지

가장 먼저 현재 인기 행진 중인 SBS 금토극 ‘배가본드’의 수지가 극중 국정원 요원 고해리 역으로 활약중이다. 국민 첫사랑이라는 수식어를 오랫동안 달고 있던 수지인데, ‘배가본드’에서는 그런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 것부터 수지의 달라진 면모를 알게 한다.

수지는 남다른 외국어 실력으로 모로코 대사관에서 인턴으로 일하지만 실제는 국정원 블랙요원으로 비밀리에 첩보활동을 하는 모습으로 ‘배가본드’의 포문을 열었고, 현재는 민항기 추락사고의 배후를 잡기 위해 본격적으로 사건에 뛰어들면서 한계단 한계단 성장하는 특수요원이 되고 있다. 어색함 없는 모습이 수지의 연기력을 새삼 재평가 하게 한다.

한 관계자는 “수지와 국정원 요원이라는 단어의 조합은 처음에 어색했다. 그래서 화면으로도 생경할 줄 알았는데, 몰입도가 높다. 이제는 수지가 아주 달라보인다”고 칭찬했다.

유령을잡아라

지난 21일 첫방송한 tvN 새 월화극 ‘유령을 잡아라’에서는 문근영이 타이틀롤을 맡아 활약, 흡입력 있게 이끈 덕에 드라마가 순항을 시작했다. 무엇보다 4년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 문근영이 이번에 맡은 캐릭터가 지하철 경찰대(이하 지경대) 신참 형사여서 눈길을 끈다. 주인공 유령은 지하철 역에서 실종된 쌍둥이 동생을 찾기 위해 서울 지하철 역의 모든 노선은 물론 지하철 역사의 거울, 보관함 위치 등 실제 구조 구석구석을 싸그리 외우고 지경대에 들어간 캐릭터.

아역 시절부터 연기력이 남달랐던 문근영은 보는 이로 하여금 첫회부터 유령에 대한 믿음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또 다른 드라마 관계자는 “재밌는 스토리의 드라마이지만, 문근영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문근영의 힘을 높이 샀다.

유령을잡아라

내년 1월에는 배우 이연희가 강력계 형사로 등장하는 MBC 수목극 ‘더 게임:0시를 향하여’가 방영될 예정이다. 그동안 여리디 여린 이미지의 이연희가 강력계 형사 어울릴까 의구심이 들수 있지만, 최근 수지나 문근영 등 배우들의 업그레이드 연기를 통해서 이연희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아진다.

‘더 게임:0시를 향하여’는 죽음 직전의 순간을 보는 예언가와 강력반 형사가 의문의 연쇄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가는 이야기. 이연희가 한층 성숙하고 다부진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꽃띠 스타에서 이미지를 쇄신하고 있는 배우들의 노력이 엿보이는 것이라고 해석되기도 한다. 한 제작 관계자는 “요즘 해외에서도 여성 캐릭터들이 강력해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걸크러시가 강조되고 있다. 콘텐츠 속 캐릭터들의 변화는 사회를 반영하는게 아닐 수 없고, 현대를 사는 배우들 역시 달라진 분위기를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봤다.

cho@sportsseoul.com

사진 | 강영조·김도훈기자 kanjo@sportsseoul.com·W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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