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2010년대 초반 최고의 아이돌 그룹으로 꼽혔던 빅뱅 멤버들이 병역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하지만 군입대를 하던 2년여 전과 상황이 바뀌었다. 빅뱅이 과연 완전체 컴백을 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멤버 각각도 각자만의 부정적인 이슈를 안고 있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도 이들이 군대에 있는 동안 최악의 이미지를 갖게 됐다.

전문가들은 빅뱅의 향후 행보를 결정짓는 방향키는 팀의 리더 지드래곤이 쥐고 있다고 분석한다. YG와의 재계약 여부, 지드래곤이 팀에 가지는 애정 등이 빅뱅 전체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단 팀의 리더 지드래곤이 오는 26일 전역한다. 지난해 2월 입대해 강원도 철원 육군 3사단 백골부대 포병연대에서 복무했던 지드래곤은 군 복무 기간 단축 규정에 따라 한달 가량 일찍 만기 전역하게 됐다. 태양과 대성도 오는 11월 전역을 앞두고 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3일 빅뱅 공식 홈페이지에 ‘빅뱅 지드래곤, 태양, 대성 전역 현장 방문 관련 안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해 팬들에게 전역 현장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전역 예정인 부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 검출 접경 지역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들의 전역이 축하를 받기만 하는 상황은 아니다. 태양을 제외하곤 군 복무 중 구설수에 시달렸다. 지드래곤은 지난해 발목 수술을 받고 국군병원 1인실에 입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특혜 논란에 휩싸였고, 지난 3월에는 현역복무 부적합 심의를 통해 앞당겨 전역할 것이란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적합 판정을 받으며 남은 복무 기간을 모두 채웠다. 군 복무 중인 대성은 자신의 소유 건물에서 성매매 업소가 운영돼 논란에 휘말렸다.

군 복무 중 소속사 YG 수장이었던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지난 6월 모든 직책에서 사퇴했다. 현재 해외 원정 도박 혐의 등으로 수사받고 있다. 또 빅뱅에서는 ‘버닝썬 파문’으로 빅뱅의 막내였던 승리가 지난 3월 연예계를 은퇴하고 소속사와의 계약을 종료했고, 팀의 맏형 탑 역시 군복무 중 대마초 복용 등 물의를 일으켜 연예계 복귀에 빨간불이 켜졌다.

과연 완전체 복귀는 가능할지, 유닛이나 솔로로 나선다면 언제 복귀하는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은 23일 YG가 지드래곤 및 빅뱅과 재계약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드래곤, 대성, 태양의 제대 후 첫 이벤트는 재계약 여부”라며 “SM, YG와 AVEX의 관계 및 동반신기의 사례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5년간 SM·YG의 합산 돔 투어는 연간 20~40회로 이중 약 40~50%가 빅뱅이었다. 만약 일본 돔 투어가 기대수준만큼 이뤄진다면 연간 영업이익은 300억원 이상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가요 전문가는 “빅뱅이 재결합한다고 해도 국내에서 음원, 공연 등 여러 측면에서 예전 같은 영향력을 기대할 수 없다. 예전엔 광고 제안도 많이 받고, 멤버들이 연기, 예능 등 전방위적 활동을 했지만 이젠 환경이 다르다. 대중 친화적 신뢰도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활동은 어렵다. 물론 일본 등 해외에서 경쟁력은 아직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빅뱅 멤버들을 모으고, 이들을 움직이는 존재인 YG 양현석 대표가 물러난 상황에서 YG내에선 빅뱅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빅뱅 내 지드래곤의 존재감, 영향력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지드래곤의 YG 재계약 여부가 핵심이다”면서 “지드래곤이 없으면 빅뱅도 없고, 빅뱅의 해외 투어도 잘 진행될 수 없다. 지드래곤 역시 이 사실을 잘 알 것이고, YG와 재계약을 할지, 홀로서기를 할지 고민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드래곤은 현재 빅뱅 내에서 유일하게 홀로 글로벌한 영향력을 가진 존재다. 1인 기획사를 차린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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