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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23일 즈베즈다전에서 홈팬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벤치로 향하고 있다. 런던 | 이동현통신원

[런던=스포츠서울 이동현통신원]손흥민은 그냥 벤치에 앉지 않았다.

23일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츠르베나 즈베즈다전에서 멀티골을 폭발시킨 손흥민은 해트트릭의 기회를 뒤로 하고 후반 23분 에릭 다이어와 교체아웃됐다. 토트넘은 오는 28일 리버풀과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를 벌인다. 리버풀이 현재 8승1무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기 때문에 토트넘 입장에서도 지금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손흥민을 4-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그라운드에 둘 수 없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리버풀전을 위해 그의 체력을 아끼기로 했다.

이 때 손흥민이 터치라인 밖으로 나온 뒤 관중석을 한 바퀴 빙글 돌며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터치라인을 막 벗어날 때 그의 앞엔 태극기를 든 한국인이 있었다. 손흥민은 그런 팬들과 최대한 인사하고 악수를 청했다. 골라인 뒤 관중석을 지나 반대편 터치라인 뒤 관중석까지 손흥민의 답례는 계속됐다. 6만 관중이 손흥민의 ‘쇼타임’에 열광한 것은 당연했다. 이 곳 저 곳에서 태극기 흔드는 사람들이 나타나 한국인 손흥민의 기를 살려줬다.

최근 토트넘은 구단 안팎으로 시끄럽다. 프리미어리그에선 3승3무3패를 기록하며 7위에 그치고 있는데 특히 최근 성적이 나빴다. 지난 3일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손흥민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2-7로 대패하더니 사흘 뒤 한 수 아래 브라이턴과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에서도 0-3으로 참패했다. A매치 브레이크 뒤 치른 지난 20일 왓포드전에서도 간신히 1-1로 비겼다. 왓포드전에선 0-1로 뒤진 채 전반전이 끝나자 토트넘 홈 관중이 선수단에 야유를 쏟아낼 정도였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남부럽지 않은 시즌을 보냈으나 후유증이 극심하다. 핵심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여름 내내 이적설을 흘리고 다니더니 토트넘과 재계약도 하지 않고 있다. 한 선수의 아내가 다른 선수와 불륜 관계에 빠졌다는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포체티노 감독이 도중하차한 뒤 다른 명장이 올 것이란 뉴스도 터졌다.

그런 어수선한 상황을 다 잡은 이가 바로 손흥민이다. 이날 그의 멀티골로 촉발된 5-0 승리는 토트넘의 재도약 기반으로 부족함이 없다. 손흥민은 관중석의 열기까지 긍정적으로 돌려놓고 위해 팬들에게 특별한 인사를 나눈 셈이다. 관중이 기립박수로 그를 맞은 것은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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