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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골을 기록한 손흥민이 경기 후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런던 | 이동현통신원

[런던=스포츠서울 이동현통신원·이용수기자]“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기쁘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상 받을 것이다.”

손흥민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B조 3차전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홈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의 5-0 대승을 견인했다. 이날 무엇보다 시즌 4~5호골 넣은 손흥민은 개인 통산 유럽 무대 121번째 골로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골 기록과 동률을 기록했다.

경기 후 국내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너무나도 영광스럽다. 많은 골을 넣은지도 모르고 선수 생활 중이다. 나와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너무나도 위대한 분이다. 내 이름이 거론 될 때마다 차범근 감독님 얘기가 나올 때마다 죄송스럽다. 내겐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감독님, 박지성 이름이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하는 걸 알고 있다. 여기가 끝이 아닌 앞으로 더 열심히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선 공격수로 활약한 손흥민은 전반 16분 에릭 라멜라의 크로스를 발에 정확히 가져다대는 하프발리 슛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고 전반 44분에는 탕귀 은돔벨레가 내준 공을 마무리하며 승기를 잡았다. 1골만 더 추가하면 해트트릭 달성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개인적인 욕심보다 팀이 중요했다. 다른 선수들도 경기에 뛸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좋았다. 지금 상황에서 어떤 선수가 골을 넣고, 해트트릭을 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좋은 경기력과 좋은 결과를 얻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인트를 얻은 것에 만족한다”고 겸손을 떨었다.

토트넘은 최근 부진 중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 대승을 통해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손흥민은 “이렇게 이기면 나쁠 수 없다. 토트넘이라는 팀은 5년간 좋은 모습을 보여준 팀이다. 지금 잠시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선수들도 노력하고 있으니 빨리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일요일도 좋은 결과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오는 주말에는 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위 리버풀과 격돌한다. 손흥민은 “리버풀이 시즌 시작을 잘하고 있다. 리그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경기력도 상대를 압도 하고 있다. 우리보다 리버풀이 경기를 지고 있지 않다.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어서 우리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오늘 경기는 지나가는 경기다. 이전 경기들은 빨리 잊고 다가오는 경기에 초점을 맞춰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손흥민은 앞서 지난 22일 프랑스 축구전문지 ‘프랑스 풋볼’이 주관하는 ‘발롱도르’ 후보 3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어디까지나 후보다. 내가 경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만으로 기쁜 일”이라며 “축구선수를 하면서 발롱도르를 받고 싶은 건 어떤 축구선수든 같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손흥민은 후반 23분 에릭 다이어와 교체되면서 홈팬들의 기립 박수 속에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그는 “UCL에서 지난 시간과 같은 실수를 안 하길 바랐다. 오늘 승리로 분위기 전환을 할 수 있었다. 아직 3경기 남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좋은 위치에서 찬스가 나왔을 때 기대의 환호성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런 기대가 100% 만족시킬 수 없지만 높은 성공률을 만드는 게 공격수라고 생각한다. 그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현재가 아닌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손흥민은 최근 득점 후 하트 세리머니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그는 “부모님이 아들 하나 때문에 영국에 와서 고생한다”며 “내가 유일하게 보답할 수 있는 건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다. 골을 넣었을 때라도 부모님에게 감사의 표현을 해야되겠다고 생각해서 하트 세레머니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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