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스포츠서울] 앞으로 열흘간 라오스 야구 대표팀의 훈련 파트너가 되어줄 광주일고 야구부에 인사차 방문했습니다.

활기차게 운동하고 있는 선수들을 보고 있노라니 옛날 제 고교 시절이 생각나네요. 마음만큼은 광주일고 선수들과 함께 뛰고 싶은 욕구가 올라옵니다.

광주일고 야구부 동문회장이 저한테 이런 요청을 합니다.

“선배님 여기까지 오셨는데 포수들에게 재능기부 해 주세요 “

정장 차림이라 처음엔 정중하게 거절 했지만 후배의 간곡한 부탁에 광주일고 포수들에게 정장을 입고 훈련 지도를 했습니다.

특히 광주일고 조형우 포수의 송구, 블로킹은 여느 포수보다 뛰어났습니다.

이 선수의 장점은 강한 어깨와 올바른 송구 동작이인데요. 광주일고 성영재 감독은 “조형우는 자기의 생각보다 먼저 투수를 배려하는 마음과 팀을 생각하는 희생정신이 남다르다.”라고 언급합니다.

열흘 동안 라오스 야구 대표팀이 광주제일고교 야구선수들과 함께 하는 동안 저 역시 광주일고 포수들에게 ‘잘 잡고, 잘 막고, 잘 던지는’ 포수의 기본기 세 가지를 훈련시킬 예정입니다.

비록 정장을 입고 갑작스러운 재능기부 훈련 지도를 했지만 복장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제가 가진 작은 재능이 한 선수의 야구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이만수 전 SK감독·헐크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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