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쇼!음악중심'
MBC‘쇼!음악중심’. 제공|MBC

MBC ‘쇼! 음악중심’이 ‘립싱크 금지령’을 선언한 가운데 퍼포먼스를 강조하는 아이돌 그룹들 가운데는 이런 흐름에 약간의 반감을 갖는 기류도 보인다.

‘쇼! 음악중심’ 박현석 CP는 지난 1일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 “노래하는 가수만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방침을 1~2주전부터 기획사들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반주와 목소리까지 녹음된 AR(all recorded) 또는 이에 견주는 수준의 반주용 MR(music recorded)를 틀어놓고 소위 립싱크를 하는 가수들의 무대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박현석 CP는 “댄스를 병행해야하니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립싱크는 곤란하다. 우리는 음악프로이지 댄스프로는 아니다”라며 “웬만해서는 다들 노래를 하는데, 이제는 되도록 목소리가 많이 섞인 MR의 비중을 줄이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가수나 기획사들은 큰 뜻에서는 박 CP의 발언에 공감하면서도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불편해 하는 분위기였다.

슈퍼주니어의 려욱은 자신의 SNS를 통해 “화려한 무대 연출, 조명 못지 않게 음향 시스템도 가수들에게 중요한 부분인데. 퍼포먼스 중심의 아이돌 가수가 입만 뻥긋하는 것도 문제지만 개선의 여지 없이 라이브만 강조하는건 정말 횡포인듯”이라고 밝혔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이 발언에 공감을 표하며 “‘음악 중심’측에서 ‘우리는 우선 시스템적으로 보완을 해 라이브를 완벽하게 할 환경을 조성해 줄테니 이 뜻에 동참해 달라’고 하면 싫다고 할 이는 아무도 없다. 발언 자체에 일부 가수들을 문제 있는 집단으로 보는 뉘앙스가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90~2000년대 초반에도 ‘립싱크 논란’이 일었었다. 그 전에는 100% 립싱크를 하는 팀도 있었는데 그무렵 이후부터 그런 건 거의 사라졌다. 최근 아이돌 댄스 그룹의 경우 대략 50% 내외 정도 목소리가 깔려있는 MR을 쓰는데, 사실 그 기준이 애매하긴 하다. 그러나 댄스 가수들에게 100% 라이브는 쉽지 않다. 퍼포먼스형 가수들에게는 일정 부분 립싱크가 불가피하다. 그런 전제 조건하에 서로 공감대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요즘 가수들은 라이브로 부르다가 조금이라도 음이탈이 되면 곧바로 네티즌의 표적이 된다. 그런 부담감에 MR에 AR을 섞는 경우도 있다. 또 가수의 컨디션과 목상태가 언제나 100%일 수 없다는 점을 프로그램 측이 존중해줄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석기자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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