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LG전자가 스마트폰, TV, 가전 등 주력 부문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프리미엄·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역대 두번째에 해당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이러한 성장세가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핵심 인재 육성 및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전반적인 대내외 경기침체에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대거 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사만의 독보적 프리미엄 경쟁력이 바탕이 돼야한다는 판단에서다.

◇가전, 빌트인 중심 공간가전 주력…유럽시장 확대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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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난 16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디자이너클럽에서 초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 고객, 인플루언서 등 100여 명을 초청해 LG 오브제 기획전 ‘Space is LG Objet’를 열었다. 제공|LG전자

생활가전 부문은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스타일러) 등 신가전을 중심으로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잠정실적에서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는 3분기 기준 처음으로 매출액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냉장고·세탁기 등 전통 백색 가전은 초프리미엄 이미지를 토대로 북미, 유럽 등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LG전자가 강조하는 가전의 개념은 ‘공간가전’이다. 편리함을 넘어 공간과 조화를 우선다는 것이 앞으로 LG전자가 추구하는 가전사업의 방향이다. 앞서 지난 9월 7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IFA행사에서 송대현 사장은 “제품 개발 시 공간과의 조화를 염두에 두면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며 “고객들에게 단순히 편리함을 제공하는 가전이 아니라 거실, 주방, 침실 등 집안의 모든 영역에서 공간과 조화를 이루고 고객가치를 더해주는 새로운 공간 가전 솔루션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LG전자가 올해 주목하는 시장은 빌트인 시장이다. 유럽 시장의 경우 빌트인 시장의 규모가 연간 20조원에 달하며 전세계의 40%를 차지한다. 이처럼 큰 규모에도 유럽 시장에는 밀레, 지멘스·보쉬 등 토종 빌트인 강자들이 굳건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 공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LG전자는 유럽시장을 발판으로 오는 2023년까지 빌트인 가전 브랜드 3위 안에 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유럽 현지의 고급 가구업체와 협업을 통해 유럽 현지인들의 취향을 반영한 디자인에 자사의 AI플랫폼 등의 신기술과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공간가전을 선보이고 있다. 유럽은 공간이 한국과 미국에 비해 좁아 주거환경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각 가정에 놓인 가구들과의 조화도 고려해야한다. 이러한 유럽인들의 까다로운 취향 때문에 LG전자는 초프리미엄 가전 ‘LG시그니처’과 초프리미엄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앞세워 틈새를 노리고 있다. 구체적인 계약 등의 성과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현재 LG전자는 톱클래스 가구사들과 협업해 부스를 준비 중이고, 내년 초에 쇼룸을 공개한다는 방침을 알렸다.

국내시장에서도 최근 가전에 공간이란 개념을 내세운 프라이빗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오브제’로 초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냉장고, 가습 공기청정기, 오디오, TV 등 4가지 제품군을 갖추고 있는 LG 오브제는 기술력과 함께 공간 인테리어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다. 다양한 색상과 크기를 갖춘 트롬 스타일러 역시, 공간과 조화를 이룬다. 최근 LG전자는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디자이너클럽에서 초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 소비자·인플루언서 100여명을 초청해 LG 오브제 기획전 ‘Space is LG Objet’를 여는 등 오브제 홍보를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또한 국내 대표 가구브랜드 한샘과 협업해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가전과 한샘 가구의 패키지 솔루션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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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LG 홈브루 출시 행사에서 모델이 프리미엄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를 소개하고 있다. 제공|LG전자

또한 의류관리기(스타일러), 무선청소기(코드제로), 홈 뷰티기기(프라엘), 주문제작 가전(오브제)에 이어 올해는 수제맥주 제조기(홈브루)까지 매년 새로운 신개념 융복합 제품을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시대가 요구하는 제품을 내놓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이러한 혁신 가전을 보이게 된 계기가 됐다.

홈브루는 대표적인 영국식 에일 맥주인 페일 에일, 인도식 페일에일, 흑맥주, 밀맥주, 친숙한 라거 맥주인 필스너 등 인기 맥주 5종을 취향에 따라 직접 제조할 수 있는 세계 최초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기다. 캡슐과 물만 넣으면 발효에서 숙성 등 맥주 제조가 자동으로 진행되며 약 9∼21일 정도를 기다리면 최대 5리터의 맥주를 집에서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공개 당시 주류 면허가 없으면 술을 직접 팔 수 없고, 판매를 위한 시음 행사조차 불가하다는 점이 판매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지만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LG전자가 신청한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하면서 홍보를 위한 시음행사가 가능해졌다. 이번 승인으로 LG전자는 향후 2년간 고객들에게 LG 홈브루에서 갓 뽑아낸 맥주를 시음용으로 제공할 수 있다.

◇8K TV 주도권 잡고자 공격 마케팅 강화…4K OLED는 가격 인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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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LG베스트샵 강남본점 매장에서 모델들이 LG전자의 세계최초 88인치 8K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V’를 소개하고 있다. 제공|LG전자

TV부문에서는 올레드(OLED)TV 시장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에서 적극적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8K TV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 마케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 9월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처음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8K TV가 국제적으로 합의된 ICDM규격에 미달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LG전자는 자사의 4K OLED TV 및 나노셀(LCD) TV와 비교 시연을 통해 자사의 TV 화질이 선명하고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TV행사에서 타사 제품과 직접 비교를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국내에서도 LG전자는 비교 시연 및 기술설명회 등을 통해 자사의 화질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더 나아가 지난달에는 삼성전자의 QLED TV 광고를 허위·과장 광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향후 공정위의 판단에 따라 TV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외신들은 LG전자의 8K TV에 호의적인 반응이다. 그중 세계 최초로 8K 해상도를 구현한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8K’가 “사실적이고 압도적 화질을 갖췄다”며 해외 주요 매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광저우 8.5세대 올레드 패널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올레드 TV 수익성 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LG전자 올레드TV는 가격이 높아 좀처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향후 LG디스플레이가 대형 올레드TV용 패널 생산량을 늘리면 올레드TV의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LG전자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올해 보다 적극적으로 올레드 TV가격을 내려 수익성 증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55인치, 65인치대 올레드 TV는 최대 2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77인치 이상 대형 올레드 TV도 출시 초반 5000만원대에서 최근 1000만원대까지 가격이 큰폭으로 내려가면서 대형사이즈에 대한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적자폭 줄인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 V50S흥행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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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란성 쌍둥이인 LG전자 모델들이 서울 영등포구에 소재 LG베스트샵 서울양평점에 위치한 모바일 코너에서 LG V50S 씽큐를 소개하고 있다. 제공|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최근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지난 3분기 잠정실적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적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스마트폰 부문에서 3130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지난 3분기에는 1860억원 수준으로 적자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5G 첫 스마트폰 ‘LG V50씽큐’ 판매 호조 덕분이다. 이와 함께 베트남으로 스마트폰 생산지를 이전하면서 인건비와 제조원가 절감 등 고정비 지출 비용을 줄인 효과도 반영됐다.

전작 V50씽큐의 흥행이유는 이통사의 대규모 공시지원금과 함께 실용적이고 편의성 높은 듀얼스크린의 영향이 컸다. 듀얼스크린은 6.4인치 화면의 5G폰 본체에 6.2인치 추가 화면을 탈부착 할 수 있는 별도의 액세서리다. 이 제품은 대화면과 멀티태스킹 기능을 원하는 수요가 많다는 점을 반영해 폴더블폰의 대안으로 내세운 제품으로 가격경쟁력까지 갖춰 6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지난 9월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글로벌 리서치업체 카운터포인트 조사 기준)에서 17% 점유율로 애플을 3% 차이로 제치고 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LG전자는 후속작 LG V50S씽큐는 전작 대비 성능은 개선하면서도 가격은 119만9000원으로 동일하게 책정했다. 성능은 전작 V50 플랫폼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이에 더해 LG전자는 구글 최신 OS ‘안드로이드 10’과 함께 보다 직관적으로 바뀐 스마트폰 새 UI를 배포하기도 했다. 또한 이달 내 소비자들이 ‘안드로이드 10’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LG OS 프리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적용 대상은 LG G8씽큐를 시작으로 내달에는 LG V50 씽큐로 대상 기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고질적인 불만으로 지적됐던 AS서비스 개선작업도 지난해부터 활발하게 이어오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4월 개소한 SW업그레이드센터를 통해 스마트폰 고객들의 신뢰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센터는 OS 업그레이드, 보안패치, SW밸류업 등을 제공한다. 지난 7월에는 재작년 출시한 LG V30와 LG V30S 씽큐에 고객 편의를 높이는 최신 기능을 대거 추가한 바 있다.

또 A/S로는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유일하게 정식으로 ‘찾아가는 스마트폰 서비스’까지 진행하며, LG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까지 이르는 안정적인 사후지원에 힘쓰고 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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