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로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이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지난 18일 KBS2 예능프로그램 ‘으라차차 만수로’(이하 만수로)가 16주의 여정을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구단주 김수로와 첼시 로버스 선수들의 꿈을 향한 질주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꿈을 잃지 않는 첼시 로버스 선수들과 그런 선수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 구단주 김수로 그리고 이사진들의 성장 이야기가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연예계 소문난 축구광인 김수로는 지난해 11월 영국 축구 13부 리그 ‘첼시 로버스’를 인수해 화제를 모은바. 화려한 언변으로 수많은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한 그의 구단주 생활은 어떤 모습일지 첫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이 쏠렸다.

막상 베일을 벗은 ‘만수로’는 재치와 입담보단 감동과 희망이 주가 되는 예능이었다. 축구 구단주가 되고 싶다는 김수로의 꿈으로부터 시작된 ‘만수로’는 우여곡절 끝에 뭉치게 된 보드진이 좌충우돌 흙수저 구단을 변화시키는 내용을 그렸다. 그 과정에서, 각자 생계를 꾸리면서도 꿈을 위해 뭉친 13부 리그 첼시 로버스의 사연과 구단주 김수로의 개척스토리를 통해 삶과 꿈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밝힌 “김수로의 꿈, 이사진의 꿈, 선수들의 꿈, 그리고 같이 봐주실 시청자들의 꿈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는 기획 의도처럼, ‘만수로’는 축구 예능을 표방하지만 ‘다큐 예능’에 가까웠다. 다양한 출연진을 통한 예능감으로 웃음을 전하고 있는 또 다른 축구예능 JTBC ‘뭉쳐야 찬다’와도 결을 달리했다.

연출을 맡은 양혁 PD는 ‘만수로’가 남긴 의미에 대해 “처음 시작은 김수로의 작은 꿈이었으나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출연진, 선수들 또 관계자들의 꿈을 같이 돌아보고 응원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양 PD는 “실질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프로 선수의 꿈을 이룬 친구들도 있고 그 꿈에 다가간 친구들도 있다. 그리고 꼭 꿈을 이뤄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시간들에서 행복을 느끼는 모습을 보고 연출자로서 깨달은 바가 많다”며 “프로그램을 보신 분들이 이사진과 선수들을 응원하면서 본인도 작은 일이나마 해보고 싶은 일을 실천해보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실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으라차차 만수로단체2

양 PD의 말대로 ‘만수로’의 시작과 끝은 김수로였다. 김수로를 통해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16회를 이끌어야 했기에 그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했을 터. “구단주 사인을 하는 날 배우가 된 것만큼 좋았다”는 김수로의 말처럼 그는 물심양면으로 구단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에서 첫 해외 전지훈련을 개최하기도 하고, 1부 리그 구장에서 7부 리그와의 친선전을 마련하는가 하면, 보드진의 열정이 영국 내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초보 구단주였던 김수로는 그렇게 선수들과 함께 성장했다.

여기에 구단 운영진으로 활약한 배우 이시영, 엑소(EXO) 카이, 방송인 럭키, 스포츠해설가 박문성, 뉴이스트 백호는 기쁜 일에 함께 환호하고 구단의 위기에 같이 마음 졸이며 든든한 조력자로 역할을 다했다. 마지막회에서 “꿈이 있다면 반드시 최고가 아니더라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박문성의 말은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양 PD는 구단주의 마음으로 해당 프로젝트에 ‘올인’해준 김수로와, 그런 김수로를 중심으로 하나로 잘 뭉쳐준 출연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예능인이 없는 프로젝트라서 부담이 컸다”는 양 PD는 “김수로가 연출자와 정말 많은 의견을 조율하고 토론했고, 본인이 직접 스폰서쉽 유치를 위해서 많이 뛰었다”고 전했다. 또 “‘만수로’는 다큐 성격이 강해서 시간을 가지고 자주자주 촬영을 진행했는데 출연자 모두가 불만을 가진다거나 이의를 제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방송과 현실이 하나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많았다. 이사진들은 지금도 첼시 로버스 선수들과 소통하며 응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만수로’가 남긴 의미에도 시청률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6월 21일 첫방송에서 3.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찍은 뒤 줄곧 2%대에 머물던 ‘만수로’는 1% 후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비록 시청률과 화제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마지막까지 첼시 로버스 선수들이 자신들의 꿈을 위해 묵묵히 노력하는 모습은 새로운 날갯짓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하기 충분했다. 첼시 로버스는 네 명의 선수의 이적과 또 다른 선수들이 대거 영입으로 새로운 모습을 맞았고, 새 시즌에서 연승을 거두며 현재 리그 5위에 올라 승급을 향한 뜨거운 질주를 펼치고 있다.

이에 시즌2 제작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양 PD 역시 시즌2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양 PD는 “김수로는 계속 구단주를 하고 있고 첼시 로버스 선수들은 12부를 향해 오늘도 달리고 있다. 그리고 첼시 로버스 출신 선수들이 좋은 팀으로 배출되고 있기도 하다”며 “이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시즌이 끝난 지금도 김수로와 차후 콘텐츠에 대해서 이야기 중이고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 계속 이야기를 전달할 예정이다. 더 재밌는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을 때 시즌2로 인사드리지 않을까 싶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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