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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밴드 넬은 지난 7월 31일, 데뷔 20주년을 맞이했지만 정작 멤버들은 당일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김종완은 “연습실에서 연습을 마쳤는데, 회사 직원들이 케이크를 가져왔더라. ‘이게 뭐야?’했다”며 웃었다. 이재경은 “20주년이란 말을 들으면 놀란다. ‘벌써 그렇게 됐나’싶다. 매일매일 음악에 집중하는 편”이라고 했다. 이정훈은 “넷 모두 기념일이나 생일을 챙겨주지 않는 성격이다. 20주년이 됐다는 것도 팬들이 알려주고 ‘축하한다’고 말해줘서 ‘자축할 일이구나’ 인지하는 거다. 아니었다면 그냥 넘어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년 동안 가장 좋았던 순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물었다. 이들의 대답에서, 이들이 얼마나 음악에만 몰입하는 이들인지, 그리고 서로를 얼마나 아끼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음악적으로 최고의 순간은 잘 모르겠다. 항상 불만족스럽다. 지난 8월 정재원의 생일에 다른 멤버들이 특별한 선물을 해줬는데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전에 정재원의 차가 위험할 정도로 낡았었다. 본인은 전혀 신경을 안쓰는 부분이라 멤버들끼리 차를 선물해 주기로 했다. 3~4주 동안 정재원 몰래 차를 알아보고 계약해서 차를 선물해줬는데 미친듯이 좋아하더라.”(김종완)

“음악을 만들 때 거의 나왔는데 한 요소가 모자라 음악을 완성 못 시킬 때가 있다. 그 하나를 해결할 때 최고의 기분이 든다. 앨범 막바지 작업 때는 늘 토가 나올 정도로 힘들다. 한번 앨범이 나오면 수정을 못하니 불안과 강박을 느낀다. 앨범 작업 중 마스터링에 넘어가기 직전이 늘 힘들다.”(이재경)

“최악의 순간은 많았는데 안좋은 기억은 잘 잊는 편이다. 녹음을 마친 뒤 녹음실에서 멤버들끼리 기념사진을 찍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정재원)

“동경했던 해외 뮤지션이 거쳐간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할 때 기분이 좋다. ‘우리가 생각보다 음악을 잘 해나가고 있나?’란 생각이 든다. 앨범 작업을 마친 뒤 서로 ‘수고했다’고 말할 때도 기분이 좋다. 공연 중 시스템 이상으로 어쩔 수 없이 중단한 적이 있는데 음악 인생에서 가장 큰 위기였다.”(이정훈)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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