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정유미가 작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최근 스크린에서 가장 뜨거운 영화는 단연 ‘82년생 김지영’(김도영 감독)이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82년생 김지영’은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982년 태어나 2019년 현재를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워낙 화제가 됐던 원작인 만큼, 영화화된 모습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크다.

이같은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 배우로서 부담은 되지 않았을까. 이에 정유미는 “특별한 고민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작품 중 하나였다. 그 시기에 좀 더 끌렸던 것 같다. 사실 저는 혼자 혹은 둘이 이끄는 작품을 부담스러워 했던 편이었는데, 그 때는 한번 해보고 싶었다.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주연을 맡으면 영화만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다른 책임들도 따르는데 ‘나라는 사람이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난해에는 그런 생각이 안 들더라. ‘82년생 김지영’은 어떻게 보면 더 부담을 져야 했지만 그렇지 않고 자연스럽게 온 것 같다. 다른 작품을 연기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게 제 일이니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작업했다. 그런 부담감이 없어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82년생 김지영’ 도서는 일각에서 내용에 대한 페미니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영화 개봉 전부터 평점 테러나 출연 배우들에게 악성 댓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정유미는 “그것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었다”면서 “놀라긴 했는데, 제가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반응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고, 하지만 우리는 잘 만들어가는 것이 일이기에 계획대로 잘 촬영하고, 순리대로 해나갔던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댓글에 대해서도 “나와 있으면 보긴 하는데, 너무 많아서 잘 읽지는 못한다. 읽기도 참 그렇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정유미
배우 정유미. 사진 | 매니지먼트 숲 제공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렸기에 ‘83년생 정유미’도 공감하지 않았을까. 정유미는 “여성으로서의 어떤 공감보다도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돌아보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가장 크게 들었다. 딸이면서도 친구고, 배우인 제가 할 수 있을 때 이 이야기를 잘 표현해내는 것이 잘 닿을 수 있을까 생각해봤고, 해보고 싶었다. 이 직업을 가진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일 같은 마음이 들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돼서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딸 정유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봤다고. 자신에 대해 “무심한 딸”이라 표현한 정유미는 “그동안 가족들이 일하는 것에 있어 이해해주고, 편하게 해준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느꼈다. 저는 가족에게 참 무심했던 것 같다. 매일 연락은 하는데 이모티콘도 없이 간단하게 메시지를 보냈었다. 이제 알게된 것이 창피하기도 하다. 가족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정유미는 미혼이지만, 영화에서는 출산과 육아까지 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이에 가장 조언을 준 이는 김도영 감독이었다. “감독님이 제일 가까이 계셨고, 두 아들의 육아와 일을 병행하고 계신다. 감독님과 이전부터 많은 이야기를 했다. 부산에 있는 육아를 하는 친구들에게 캐스팅 기사가 난 뒤에 ‘이거 읽어봤는데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는 메시지를 줬다. 그 친구들이 영화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영화 ‘도가니’(황동혁 감독), ‘부산행’(연상호 감독)에 이어 배우 공유와 작품서 세번째 만남을 갖게 됐다. 두 사람은 이번에 부부로 만났다. ‘절친’과의 부부 호흡이 어색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정유미는 “오히려 아기와 촬영을 더 많이 했다”고 미소를 지으며 “친한 배우와 같이 연기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함께 했던 분들과 다시 만나면 되게 반갑다. 일을 하는 동안 같이 연대하며 지낼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이다”고 답했다.

개봉을 앞둔 ‘82년생 김지영’, 정유미는 관객들이 이 작품을 어떻게 봐주길 원할까. 그는 “편견 없이, 각자의 시선으로 여러 마음이 오고 가지 않을까 싶다. 그 느낌대로 잘 감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우 정유미에게 있어 ‘82년생 김지영’의 의미도 궁금했다. 이에 “한국영화 100주년에 나도 하나 했다는 것이다”며 “배우로서 뿌듯하다. 드라마와 영화를 나누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로 시작을 했었다. 모두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한 해에, 나름대로 열심히 작업한 작품이 그 사이에 있어서 영광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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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매니지먼트 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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