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상고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다. 사진 |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국정농단과 총수 일가 경영비리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신 회장의 신변 문제가 해결되면서 롯데의 숙원사업인 호텔롯데 상장 등 ‘뉴 롯데’ 추진을 위한 경영 움직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신 회장은 이번 판결로 숙원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이 일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추진해온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핵심이다. 신 회장이 추진하는 뉴롯데의 일환으로 2017년 10월 롯데지주가 공식적으로 출범했지만 지주사 체제의 마지막 단계인 호텔롯데의 상장은 현재까지 멈춰있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고 지배구조의 단순·투명화를 위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해왔다. 경영 비리, 면세점 특혜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상장 작업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내년부터 면세점 사업 실적 회복 등이 예상되면서 롯데가 호텔롯데 상장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해외 사업투자 확대와 경영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중국 사업 철수 이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 왔으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호치민시가 경제허브로 개발 중인 투티엠 지구에 백화점, 쇼핑몰, 호텔, 오피스 및 주거시설 등으로 구성된 ‘에코스마트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하노이에는 ‘롯데몰 하노이’를 건설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반텐주 찔레곤에 나프타분해시설(NCC)을 포함한 대규모 화학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이커머스 사업을 위해 ‘e커머스사업본부’를 신설하고 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티몬, 마켓컬리, 11번가 등 조단위 온라인 기업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롯데는 최근 그룹 차원의 부동산 위탁관리 회사인 롯데리츠를 신설했다. 롯데쇼핑의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비롯, 백화점·마트·아울렛 10개 점포 부지 63만8779㎡(약 19만평)를 롯데리츠에 넘기고 롯데쇼핑은 리츠 지분 50%와 1조629억원도 확보했다. 보유 부동산 처분으로 온라인 기업을 인수할 실탄이 생긴 셈이다 .

현 정부 들어 한·일 외교 관계가 악화하면서 일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롯데에 대한 거부감이 커져 그룹 차원의 해결이 시급하다는 평가도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태 매출 부진에 지난 8월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해 주요 계열사들이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로서는 이번 판결이 가장 무난했다. 신 회장이 국내외 전 사업 부문에 걸쳐 경영 보폭을 넓혀나갈 것으로 보이며 롯데가 1년에 두차례 진행하는 하반기 사장단 회의(VCM) 등을 통해 온라인 시장 강화 등 미래 투자에 관한 향후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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