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국제영화제 포스터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문학과 영화가 만난다면. 커피향 가득한 강릉의 가을에 새로운 영화제가 시작된다.

문학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집중 조명하는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가 바로 그 주인공. 강릉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는 16일 오후 서울 명동 CGV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처음 개최하는 영화제 개요와 개막작 등을 공개했다. 문향(文鄕) 강릉에서 오는 11월 8일 부터 14일 까지 열리는 강릉국제영화제의 첫 번째 키워드는 ‘영화 & 문학’이다.

강릉국제영화제의 김동호 조직위원장은 “강릉국제영화제는 문향 강릉의 특성을 살려서 문학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집중 조명하고, 전 세계에서 제작되는 영화를 발굴해 소개하겠다”며 “강릉이 영화제의 다보스 포럼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강릉을 다니며 영화제를 하기 좋은 매력적인 도시라고 느꼈다. 강릉은 역사적인 문인들이 많이 탄생한 곳인 동시에 강릉 단오제 처럼 문화와 역사가 공존한다. 이러한 곳에서 영화젤르 한다면 승부를 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제가 있었던데는 시의 역할도 컸다. 영화제를 제안한 김한근 강릉시장은 오랜 역사의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었던 김동호 위원장을 영입,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강릉 시민의 헌신과 희생, 자원봉사를 통해 성공시켰는데, 올림픽 이후 강릉이라는 이름은 레거시로 남지 않고 덩그러니 경기장만 갖게 됐다”면서 “이번 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강릉이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영화제는 첫 회임에도 불구하고 알찬 프로그램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문학과 영화라는 취지에 맞게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상록수’, ‘안개’, ‘삼포 가는 길’, ‘장마’ 등 1960∼1970년대 한국 문예영화 특별전을 마련한다. 또 여성 작가들의 예술과 삶을 영화로 구성한 ‘여성은 쓰고, 영화는 기억한다’를 마련하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음악가 밥 딜런의 삶과 예술을 주제로 한 영화 ‘익스팬디드:딜러니스크’(Expanded:Dylanesque)를 소개한다.

강릉영화제는 거장과 신예 감독이 조우하는 ‘마스터스 & 뉴커머즈’(Masters & Newcomers)를 두 번째 키워드로 삼아 최인호 작가의 회고전과 2018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 등 7편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재능 있는 신인 독립영화 감독의 영화를 선보이는 ‘아시드 칸’(ACID CANNES)을 준비했다.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개막 공연은 세계 최초의 여성 감독인 알리스 기 블라쉐 감독의 ‘마지막 잎새’를 강릉시립교향악단의 라이브 공연으로 열린다. 강릉의 문화예술 공간인 고래책방에서는 국민 시인 정호승과 강릉 문인들이 보고 싶은 영화 1위로 꼽은 영화 ‘시인 할매’의 이종은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이밖에 세계 유수의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포럼, 김응수 감독의 특별전, 칸 영화제를 통해 한국의 영화를 전 세계에 알린 영화인 고 피에르 리시앙 추모 행사 등이 선을 보인다.

김홍준 예술감독은 “강릉이라는 도시가 워낙 매력적이기 때문에 영화제 속에서 섹션과 프로그램에 따라 각자 찾아가는 것들을 마련했다. 이것이 요즘의 트렌드와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보잘것 없는 어촌 마을이었던 칸이 1년 내낸 영화제 하나로 하나의 관광지가 됐다. 강릉도 이러한 도시가 됐으면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한편,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다음 달 27일 개봉하는 허인무 감독의 ‘감쪽같은 그녀’다. 폐막작은 밥 딜런의 내밀한 초상을 그린 음악 다큐멘터리 ‘돌아보지 마라’(Don‘t Look Back)이다. 조직위는 세계에 진출할 수 있는 새로운 작가와 영화인을 발굴하기 위해 올해부터 단편 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내년부터는 장편 영화 제작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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