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혁명 '새벽배송'⑤] [르포] 새벽배송 현장 가보니
    • 입력2019-10-15 00:05
    • 수정2019-10-1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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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새벽 2시경 새벽배송을 뛰고 있는 쿠팡맨 A씨의 차량. 사진|양미정 기자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어둠이 짙게 깔린 14일 새벽 2시, 기자는 자택 인근에서 새벽배송을 뛰고 있는 쿠팡맨 A씨를 만났다. 그의 배송업무를 옆에서 지켜보기 위해서다.(취재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어 지역과 쿠팡맨·경비원의 이름은 비공개)

회사와 직접 고용계약을 맺은 A씨는 근무시간인 하루 평균 140가구에 200여개의 물품을 배송한다고 밝혔다. 다행히 생수 묶음 등 부피가 크고 무거운 액체류는 보이지 않았다.

A씨는 “지금껏 생수병을 전달해본 적은 없다. 밤에는 주로 소형 박스를 배송하는 편”이라며 “야간근무의 경우 엘리베이터를 쉽게 잡을 수 있고 통행과 교통이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밤에 일하는 고충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그는 “낮에는 좁은 지역에 많은 물건을 배송하기 때문에 동선 자체가 짧다”며 “하지만 야간근무 시 배송지간 거리 차이가 꽤 나기 때문에 운전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낮시간대보다 택배 수량 자체가 적어 인원도 적게 배정되다 보니, 한 사람이 넓은 지역을 담당해야돼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물론 밤에는 교통의 흐름이 원활한 편이지만 사고, 도로통제 등의 변수가 발생하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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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맨이 배송한 물품. 분실 우려가 있어 눈에 띄지 않는 구석자리에 놓고 사진을 찍어 고객에게 전송한다. 사진|양미정 기자

기자가 인터뷰한 쿠팡맨 A씨는 일을 시작한 지 갓 1년이 넘었다고 했다. A씨가 말하는 ‘택배기사들이 곤경에 처하는 경우’ 3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물품 구매자들이 주소를 잘못 입력하는 것이다. 숫자를 잘못 입력하거나 이사하기 전 주소지로 택배를 신청하면 매우 곤란하다.

둘째는 공용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한 경우다. 건물 앞에 도착했는데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 한다고. 마지막은 전화번호를 잘못 기재한 사례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를 해결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렇게 소비자의 사소한 실수로 쿠팡맨은 배송을 시간 내에 할 수 없게 된다. 이는 곧 교대근무를 하는 주간 택배원에게도 지장을 준다. 기자도 인터뷰하면서 느꼈다. ‘내 사소한 실수가 택배원들에게는 치명타를 줄 수 있다….’

기자는 쿠팡맨과의 인터뷰를 마친 후 거주지 경비원 B씨에게 ‘새벽배송 대세 업체’가 어디냐고 물었다. B씨는 “단연 쿠팡”이라고 말했다. 마켓컬리 새벽배송 관계자가 일주일에 2~3번 정도 온다면 쿠팡 관계자는 매일같이 여러 번에 걸쳐 온다는 것이다. 쿠팡이 새벽배송 강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쿠팡은 지난 8월 말부터 일반인 택배 배송 서비스인 ‘쿠팡 플렉스’를 통해 일반인도 택배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도록 공유경제형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에 근무 일정 조율이 자유로운 프리랜서들이 택배 업계에 뛰어들면서 쿠팡은 새벽배송을 원활히 제공할 수 있게 됐고 이용객들의 주문량은 크게 늘었다.

쿠팡에서 지급한 트럭을 운전하는 쿠팡맨과 달리 일반인 택배원 대다수는 자가용을 이용해 배달한다. 일반인 택배원 C씨는 “자차에 택배를 가득 싣고 아파트에 도착, 비치된 손수레에 배송할 만큼의 양을 옮겨 각 가구에 배달한다”며 “개당 750원을 받으며 하루 평균 30~50개를 채운다. 하루 2시간 정도 투자해 3만원 가량을 번다. 여성 동료도 더러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주유비, 야간근로수당 등을 고려하면 충분치 않은 액수다. 프리랜서 형식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 따른 각종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없다. 야간근로 수당도 당연히 없다. 요령을 터득하지 못한 일반인이 가벼운 마음으로 하기에는 제약도, 어려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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