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LG 류중일 감독, 고우석 잘 했어!
LG 류중일 감독이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LG와 키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키움에 승리한 뒤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기록한 고우석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1-2차전을 모두 끝내기 패한 LG는 반격 1승에 성공했다. 2019. 10. 9.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박영길 객원기자] 준플레이오프(준PO) 1,2차전과 마찬가지로 3차전도 홈런과 불펜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3차전에선 LG 채은성의 동점 홈런이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침묵하던 카를로스 페게로의 쐐기홈런이 확실하게 승기를 가져왔다.

큰 경기 승부는 역시 큰 것 한방이 좌우했다. 올시즌 투고타저 현상속에 홈런 가뭄이 심해졌는데 큰 경기가 늘 그렇듯 팽팽하던 투수전 양상이 홈런 한 방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런 의미에서 4회 채은성의 동점 솔로홈런은 1,2차전에서 홈런으로 당했던 LG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에 충분했다.

LG 류중일 감독의 마무리 고우석 기용은 결과적으로 성공이었지만 경기 흐름을 보면 도박과도 같았다. 류 감독은 4-2로 앞선 9회초 고우석을 또 다시 등판시켰다. 고우석은 1차전에서 박병호에게 초구 끝내기 홈런을 허용했고, 2차전에서도 4-3으로 리드한 9회 등판해 동점타를 허용하고 내려갔다. 또 2점차 이내 등판이었기에 다소 불안했다.

우려대로 고우석은 선두타자 김하성을 10구 승부끝에 볼넷으로 내보냈고 대타 송성문을 초구에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졸지에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이지영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실점위기에 놓였다. 위기에서도 고우석을 살려낸 건 150㎞ 넘는 강속구가 아니라 제구된 슬라이더였다. 고우석은 대타 박동원을 상대로 3구 연속 슬라이더를 던지며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이끌었고, 결정구도 슬라이더를 던져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그리고 마지막 김혜성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벤치의 지시든 포수 유강남의 리드든 상관 없이 직구만 노리고 들어오는 키움 타자들을 상대로 변화구 승부를 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속 변화구 구사로 상대의 노림수를 흔들었고 마침내 정규시즌 세이브 2위답게 승리의 포효를 할 수 있었다. 위기를 극복해냈기에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된다.

류 감독의 도박이 성공했지만 다소 무모한 측면도 있었다. 8회초 1사 후 구원등판한 정우영이 키움 중심타자 제리 샌즈와 박병호를 가볍게 처리했다. 무엇보다 제구가 잘 됐고, 잠수함 특유의 낯선 구질도 한 몫했다. 흐름상 정우영을 그대로 밀고 나가 한 타자라도 더 상대하게 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준PO는 4차전 역시 홈런과 불펜 싸움이 중요해 보인다.

전 롯데·삼성·태평양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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