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프리드릭-양의지 \'만루위기 잘 넘겼어\'
NC 선발투수 프리드릭이 3회말 2사만루 상대 유강남을 포수 플라이 아웃시킨 후 양의지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패색이 짙어보지만 아직 경기 중반. NC 양의지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안타 하나면 사실상 수건을 던져야 하는 승부처에서 LG 4번타자 김현수를 범타로 유도했다.

양의지와 김현수는 두산에서 한 솥밥을 먹으며 한국시리즈 우승 영예를 누린 절친이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ML) 도전 이후 KBO리그에 복귀하며 LG를 선택했고, 양의지는 두산왕조를 이끌다 지난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얻어 NC에 둥지를 틀었다.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와일드카드결정전(WC) 1차전에서 다른 유니폼을 입고 포스트시즌(PS)에서 처음 만난 셈이다. 양팀 전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데다 NC는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 시즌이 완전히 끝나기 때문에 조금 더 절실하다. 양의지 입장에서는 김현수를 반드시 봉쇄해야만 했다.

1회 첫 대결에서는 김현수의 공격성향을 파악해 투수 땅볼로 돌려 보냈지만, 3회 두 번째 맞대결에서는 수 싸움에서 졌다. 양의지는 초구와 2구를 모두 빠른 공으로 유도해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지만, 몸쪽 변화구를 선택하다 중전 안타를 내줬다. 김현수의 기술이 돋보인 타격으로, 타이밍까지 완벽해 양의지의 볼배합을 읽은 것으로 보인다.

[포토] 김현수, 3회 깔끔한 중전안타
LG 김현수가 3회말 1사 중전안타를 친 후 손을 흔들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세 번째 맞대결은 양의지가 더욱 수세에 몰린 4회말 1사 1루에서 이뤄졌다. LG 구본혁이 좌전안타로 포문을 연 뒤 이천웅이 우전안타로 기회를 연결하고, 대타로 나선 박용택이 우익수 희생플라이, 이어 나온 이형종이 좌익선상 2루타로 두 점을 뽑았다. NC선발 크리스천 프리드릭이 마운드를 내려가 김현수에게 적시타를 내주면 사실상 승부가 갈리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사이드암 투수 박진우와 호흡을 맞춘 양의지는 바깥쪽 체인지업과 빠른 공을 차례로 유도했다. 김현수는 무반응. 대신 구속이 빠르지 않은 박진우의 성향 탓에 김현수가 중간타이밍으로 나선다는 것은 간파했다.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하는 카운트(2-0)라 김현수에게도 ‘히팅 카운트’였다. 안타 하나면 4점째를 따내 흐름을 완전히 끌어 올 수 있기 때문에 비슷하면 배트를 내밀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양의지의 선택은 가운데 낮은 체인지업. 김현수는 엉덩이가 빠진채 공을 건드려 2루수 땅볼로 돌아섰다. NC는 추가실점 없이 4회말을 막아냈고, 5회초 노진혁의 솔로 홈런으로 2점 차로 따라 붙었다. 승부 하나가 경기 흐름에 예상보다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게 단편적으로나마 드러난 대목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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