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_장영민
황희찬이 3일 UCL 리버풀전이 끝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리버풀 | 장영민통신원

[리버풀=스포츠서울 장영민통신원·이지은기자]“부딪혀보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세계적인 수비수 버질 판 다이크를 제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두 경기 연속골을 꽂아넣은 황희찬은 “무서운 것보다는 자신 있게 도전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장에 들어갔다”고 비결을 밝혔다. 황희찬은 3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2차전 지난 시즌 우승팀 리버풀과 경기에서 소속팀 잘츠부르크가 0-3으로 크게 뒤진 전반 39분 만회골을 넣었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올해 UEFA ‘올해의 선수’,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를 동반 수상한 판 다이크의 중심을 무너트리고 오른발 슛을 시도해 꽂아넣었다.

판 다이크가 황희찬 앞에서 넘어지는 모습은 골 만큼이나 국내 축구팬들을 기쁘게 하는 장면이었다. 황희찬은 후반 11분 미나미노 다쿠미의 추격골도 돕는 등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리버풀전 직후 국내 취재진과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황희찬은 “경기 전 상대 선수들이 전세계에서 가장 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 있게 도전했다”며 리버풀전 활약의 이유를 전한 뒤 “이기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굉장히 아쉽다”는 말로 ‘잘츠부르크가 잘 싸웠다’는 세간의 평가에 동의하지 않았다. 다음은 황희찬과의 일문일답.

-팀은 패했으나 1골 1도움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리버풀이란 팀과 경기할 수 있어 다들 기뻐했다. 최강팀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우리가 잘 준비했고, 목표가 이기는 거였다. 자신 있게 도전했다. 좋은 경기했으나 승리하지 못했다. 굉장히 아쉽다. 좋은 경기한 것은 긍정적이다. 부족한 것도 많았다. 자신감을 얻었으니까 다음 경기부터 더 잘 준비하겠다. 이기는 경기했으면 좋겠다.

-득점할 때 판 다이크를 무너트렸다

.

경기 전 상대 선수들의 폼이 좋고 전세계에서 가장 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무섭다기보다는 자신 있게 도전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장에 들어갔다. 초반엔 잔디나 경기 상황에 적응을 잘하지 못했다. 쉬운 실수가 나오다보니 위축된 것이 있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경기 도중 찾았다. 계속 그걸 시도하다보니 선수들도 자신감을 찾았다. 전반 도중 4-4-2에서 4-1-2-1-2(다이아몬드 4-4-2)로 바꿨는데 그 다음부터 선수들 위치와 잘 맞아떨어지면서 쉬운 경기를 한 것 같다.

-판 다이크와 부딪혀보니 어땠나?

경기 전 ‘부딪혀보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판 다이크도 그렇고 리버풀 선수들이 정말 잘 하더라. 뛰면서 ‘힘든 경기다’라고 느꼈다. 굉장히 기쁘다. 골로 장면을 만들어 기쁜데 결과는 못 내서 아쉽다. 자신감을 찾은 한 판이었던 것 같다.

-팀 분위기는 어떤가?

분위기에 대해서 말하면, 좋은 것도 있으나 실망한 것도 굉장히 크다. 3-3까지 경기를 끌고 갔다. 더 좋은 찬스도 많았고, 앞서나갈 기회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것도 찾은 것은 맞다.

-0-3으로 지다가 3-3으로 따라잡은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감독님이 전반전에 너무 신사적으로 플레이한다고 지적해주셨다. 우리가 좀 더 거칠게 나가면서 준비하자고 했는데 통했다. 홈구장 안필드에서 리버풀이 굉장히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3-3까지 끌고 가는 좋은 경기력을 드러낸 것은 긍정적이다.

-리버풀과 접전을 펼치면서 잘츠부르크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을 것 같다.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동기부여도 많이 된다. 어떤 경기에서나 항상 이기고 골을 많이 넣고 싶어하는 마음을 팀원들이 갖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도 방심하지 않겠다. 굶주리고 배고픈 마음으로 노력하겠다.

-챔피언스리그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는데.

골 욕심은 당연히 있다. 공격수가 골로 보답하면 좋지만 부족한 것도 있었다. 전반전에 부족한 것이 있었다. 내가 발전하면 팀도 강해지고 내게도 찬스가 더 많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좋았던 점 만큼이나 부족했던 것도 많이 생각하겠다.

-2년 전 유로파리그 4강 갔을 때와 지금 챔피언스리그 여정을 비교한다면

?

당시 유로파리그에서도 도르트문트나 라치오 등 굉장히 강한 팀들을 이겨냈다. 그런 분위기는 비슷하다. 일주일에 두 경기씩 하면서 좋았던 분위기를 잘 생각하고 유지하려고 한다. 상대팀의 수준이 좋기 때문에 우리에게 동기부여가 많이 된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지는 것 같다.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더 보답하고 싶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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