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배우 김하경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김하경이 아쉬움도 감사함도 많았던 데뷔작을 마무리한 소감을 밝혔다.

22일 종영한 KBS2 주말극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하 세젤예)는 가부장적 시대를 견디고 자식들을 번듯하게 키워낸 엄마 박선자(김해숙 분)와 세명의 딸들 강미선(유선 분), 강미리(김소연 분), 강미혜(김하경 분)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부모, 자식 간의 모습을 그려내며 웃음과 공감을 선물했다. 이에 힘입어 ‘세젤예’ 마지막회는 35.9%로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중 김하경은 박선자의 철부지 막내딸 강미혜를 연기했다. 데뷔작부터 지상파 주말극의 비중 있는 배역을 맡은 김하경에겐 기쁨과 설레임만큼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 “연극도 하고 학교 내에서 단편 작업도 했다. 영화 단역도 했지만 매체로 제 모습이 보여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운을 뗀 그는 “방영 전에 부담이 많이 됐다. 설레고 신기한 마음도 많았지만 아직 고쳐야될 부분이 많아 보였다”고 이야기 했다.

오디션을 보고 ‘세젤예’에 합류하게 됐다는 김하경은 “될리가 없겠다 생각했다. 오디션이 끝나고 나서도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안와서 떨어졌나 싶기도 했다. 나중에는 간절하게 기도하게 되더라”라고 웃으며 “촬영에 들어가고 나서도 방영되기 전까진 실감이 안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포토] 배우 김하경

아직 필모그래피가 쌓이지 않은 신인 김하경에게 강미혜란 캐릭터가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그는 “외형적으로는 백수 이미지를 갖기 위해서 망가진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 했다. 편안한 추리닝에 머리도 부스스한 느낌으로 안경을 쓰고, 메이크업도 거의 안했다”며 “내면적인건, 미혜의 철없는 모습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이해하기 어려웠던게 사실이지만 누구보다 미혜를 가장 잘 이해하고 공감해야 제가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왜’란 이유를 찾기 보단 ‘그럴 수 있어’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였다”고 배역을 위한 노력을 전했다.

극중 미혜는 철없는 막내딸이지만 실제론 무뚝뚝한 첫째 딸이라고. 김하경은 “실제론 남동생이 한 명 있다. 애교도 없고 살갑게 대하는 편이 아니다. 부모님과 떨어져 오래 살아서 그런지 독립적인 성격이 강한 편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미혜를 보며 ‘어떻게 이렇게 철이 없지’ 싶다가도 나도 그러면 안되겠다고 생각하며 저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됐다”고 그리운 마음을 전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배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극중 사랑을 받았던 방재범(남태부 분)과 김우진(기태영 분)에 대해서 “남태부는 첫 작품에서 처음으로 얻어가는 동료이기 때문에 제겐 의미가 큰 친구다. 연기할 때 정말 편하게 연기 할 수 있게 많이 도와줬고 저도 태부에게 많이 배웠다”며 “반면 기태영 선배는 제게 우상같은 분이셨다. 제게 직접 많은 말을 하진 않으셨지만 주변분들에게 제 칭찬도 많이 해주셨다 들었다. 제가 연기적으로 힘들어 할 때도 ‘흔들리지 말아라’라며 조언 해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이야기했다.

김하경은 드라마 초반 어색한 연기로 구설에 오르고 수많은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러한 시청자들의 반응들도 챙겨봤냐고 묻자 “시간이 날 때마다 보긴 한다. 초반에는 걸러들을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제가 많이 흔들리더라”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정말 저를 위해서 해주는 말인지 맹목적인 비난인지 구분이 안 갔고, 나중엔 내 모든게 잘못됐구나란 생각까지 들었다. 캐릭터 자체의 방향성까지 잃어가는거 같았다”라며 “극 초반엔 과감히 표현했었는데, 나중엔 저도 모르게 위축이 됐다.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극 중반부터는 선배들께 계속 여쭤보며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신인 배우에겐 버거울 수도 있는 시기였지만 김하경은 포기하지 않았다. “힘들어하는 것도 사치라고 생각해서 극복을 해나간 거다. 그냥 무너지고 싶지 않았다”는 그는 “긴 호흡을 끌고 갔다는 것만으로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모녀 호흡을 맞췄던 김해숙이 힘들었던 김하경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고. 그는 “선배님이 태부랑 저를 부르셔서 저희의 팬이라고 얘기해주셨다. 다정하게 해주시는 말씀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데, ‘왜 바보같이 우느냐’고 다독여주셨다”고 감사했던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김하경은 “항상 감사하면서 배울 줄 아는 배우가 되고 싶다. 타인이 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를 떠나서 스스로 그런 마인드를 갖고 계속 발전하고 싶다. 한 작품 할 때마다 감사함을 알고 작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다짐과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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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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