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강지윤기자] '체조요정? 이제는 유튜브 요정!'


리듬체조 은퇴 후 프로 볼링 선수로 변신해 놀라움을 줬던 신수지가 이번엔 유튜브 '신수디 채널'로 돌아왔다. 체조요정, 해설 위원, 스포테이너. 그를 수식하는 많은 단어에 이제 유튜버를 추가해야 할 차례다.


신수지가 채널을 열게된 계기는 특별하다. 그를 유튜브에 검색했을 때 몸매가 부각되는 영상이 주를 이뤄 직접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것. 방송가에서 소비해온 승부욕 넘치고 섹시한 신수지가 아닌 진짜 그를 보여주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그가 이뤄낸 많은 성취의 기저에는 이런 '건강한 태도'가 깔려있다. 늦은 나이로 리듬체조를 시작했을 때도, 올림픽 출전이라는 목표를 세웠을 때도 불가능하다는 말에 귀 기울이는 대신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은퇴 후에도 마찬가지. '댄싱 위드 더 스타2', '우리동네 예체능' 등 스포츠 예능에 도전하며 엔터테이너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쇼호스트까지 영역을 넓히며 연예계 대표 스포테이너로 거듭났다.


유쾌함과 건강함으로 무장한 채 도전을 멈추지 않는 신수지. 지난 3월 개설해 걸음마 수준에 불과한 '신수디 채널'이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든든한 조력자 K쇼핑과 함께 크리에이터에 도전한 그를 목동 K쇼핑 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Q. '신수디 채널'을 오픈하게 된 계기가 인상적입니다.


유튜브에 저를 검색했을 때 저답지 않은 영상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제 채널을 만들어 진짜 저라는 사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방송에서도 승부를 겨루는 모습을 주로 보여주다 보니 독한 이미지가 있는데, 저 실제로 되게 재미있는 사람이거든요. 유쾌한 에너지도 많고요.


Q. 채널 공개 후 검색되는 영상들이 달라지던가요?


일단 검색했을 때 '신수디 채널'이 먼저 나와요. 뿌듯하죠. 영상을 보시고 '신수지 저세상 텐션이다, '새롭다'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하고요.


Q. K쇼핑과 손을 잡고 채널을 운영하는 이유가 있나요?


제가 K쇼핑의 신입사원이거든요. 쇼호스트를 하고 싶어 지난 3월에 입사했어요. 기계치에 컴맹이라 유튜브를 시작할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촬영과 편집에 도움을 준다고 하셨고, 너무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소개처럼 정말 '월급 받고 일하는 채널'인가요?


네. 매달 20날이 월급날입니다.(웃음) 진짜 회사 생활을 하고 있어요. 사무실에 제 자리도 있는 걸요? 컴퓨터 앞에서 뭘 해야 할지 몰라 그냥 간식을 먹지만요. 팀원들이 워낙 가족처럼 잘 챙겨주시고 뭘 해도 '예쁘다', '잘한다' 칭찬을 해주셔서 편하고 즐거운 회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Q. 채널에 올라오는 콘텐츠들을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장바구니 리뷰'는 말 그대로 사전에 사용해본 제품 중 좋았던 것을 소개해주는 콘텐츠예요. '신바케(신수지의 바디케어)'는 사연을 받아 맞춤형 운동을 알려주는 피트니스 콘텐츠고요. '직장 브이로그'는 회사 생활이나 행사 등에 참여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영상입니다. 제약을 두지 않고 최대한 자유롭고 편안하게 촬영해요. 제 아이디어가 많이 반영돼서 더 의욕적으로 임하죠.


Q. 아이스크림을 곤봉 삼아 리듬체조를 하는 영상을 재미있게 봤어요. B급 감성이 느껴진달까요.


저는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웃을 수 있는 콘텐츠를 지향하거든요. 아이스크림을 가지고 어떻게 재미있게 촬영할까 회의를 하다 제가 '이걸 곤봉처럼 돌리면 어때요?'라고 아이디어를 냈어요. '아예 시합복까지 입어보자', '진지하게 해설도 깔아볼까?'라는 식으로 디테일이 모였죠. 재미있게 봐주셔서 다행이에요.


Q. 일루전 기술도 의상 핏도 여전하더라고요. 연습을 따로 했나요?


은퇴한 지 벌써 8년 차인데, 그동안 체조 훈련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그동안 워낙 힘들었던지라(웃음). 가끔 이렇게 영상을 찍거나 운동복 콘셉트로 사진 촬영을 할 때 몸이 굳진 않았나 확인차 풀어보는 정도예요. 은퇴 후에도 운동을 꾸준히 해서 그런지 굳진 않더라고요.


Q. 아시아 최초 자력으로 리듬체조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을 뿐더러 은퇴 후 해설, 방송, 볼링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죠.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유가 있나요?


체조라는 종목에 인생 전부를 올인했고 그래서 은퇴 후 공허함이 컸어요. 목표가 사라지니 후퇴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다 볼링을 만났고 프로테스트라는 도달점이 생기니 매일 설레더라고요. 그때 나는 목표를 가져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하나를 이루면 그다음 것을 찾는 것 같아요.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서 이루고자 하는 지점까지 가는 과정이 참 짜릿하거든요.


Q. 유튜브 외에 요즘 새로 도전하는 게 있다면요?


골프웨어 파사디의 모델이 되며 골프를 본격적으로 치고 있어요. 스케줄이 밤늦게 끝나도 매일 연습장에 가요. 욕심이 생기는 종목인지라…. 프로선수에 도전할지 말지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선수를 하려면 매일 필드에 나가야 하고 전지훈련도 가야 하는데 저는 이제야 돈을 벌어 부모님께 갚는 중이거든요. 프로에 도전하려면 정말 모든 것을 걸고 해야 하는데…. 갈팡질팡 중입니다.(웃음)


Q. 골프 이야기를 하니 눈이 반짝거리는데요?


아침에 눈뜰 때 아직도 태릉인가 싶을 정도로 전신의 근육통을 느껴요. 하하.



Q. 가장 즐겁게 촬영했던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젤리 ASMR 영상이요. 줄임말을 맞추고 젤리를 먹는 대결 형식의 영상이었는데 찍는 동안 너무 많이 웃어 얼굴이 아팠어요. 제가 아싸라 줄임말을 모르거든요. 절친한 쇼호스트와 촬영을 해서 재미가 배가 됐죠.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는 나이키 운동복을 소개했던 영상이에요. 그야말로 제 인생이 담겨있어요. 워낙 운동복을 많이 입었어서.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요?


종목 운동을 하는 영상과 먹방이요. 선수 시절 먹지 말라는 말을 워낙 많이 들어 먹을 것에 집착하거든요. 선수 시절에도 선생님 몰래 초코바 같은 걸 건물 외벽에 청테이프로 붙여놓았다가 떼어먹곤 했어요.(웃음) 아, 편안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눕방같은 것도 좋겠네요.


Q. 늘 밝은데 긍정 상태를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요?


리듬체조가 성격을 만들어줬어요. 첫 러시아 전지훈련에서 왕따를 당했거든요. 정말 매일 울었죠. 러시아 애들 앞에서 울면 지는 것 같아 캐비닛 안에 숨어 울기도 했고요. '뛰어내리면 죽을까?'하는 극단적인 생각마저 들었어요. 그런데 벼랑 끝에 다다르니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이럴 시간에 하나라도 더 하자, 어차피 해야 할 거라면 생각을 바꾸자.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최면을 걸었습니다. 생각이 바뀌니 꿈쩍도 안할 것 같았던 몸이 움직였고 그 이후부턴 운도 따랐어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든 경험이 제 성격에 큰 영향을 미쳤죠.


Q. 건강하다는 수식어가 정말 잘 어울리는데 최근 '웰니스'와 관련된 방송을 론칭했다고요?


아시다시피 웰니스는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예요. '신수지의 웰니스 라이프'는 지금까지 운동하며 쌓아온 노하우, 좋은 것을 먹는 것, 정신적인 건강함 등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이죠. 저와 가장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그램이라 책임감이 느껴져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신입사원이 아닌 정규직으로 쭉 일하고 싶어요. 프리랜서라 불안합니다. 하하. 안정적으로 변하면 골프에 매진하고 싶네요. 유튜브를 통해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저 친구 멘탈도 정말 건강하구나'하는 평가를 듣고 싶어요. 사는 게 팍팍할 때 많잖아요. 제 콘텐츠를 보며 많이 웃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채널 신수디'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웰니스 라이프'에도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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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ㅣ 강지윤 기자 tangerine@sportsseoul.com,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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