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지옥이다\' 이동욱, 치과의사 느낌 나나요?[포토]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아까 아저씨 진짜 죽이고 싶었죠?”

이동욱이 세상 비릿한 표정으로 보는 이들을 서늘하게 한다. 슬쩍 웃었다가 다시 입꼬리를 내렸다가. 가늠이 불가한 표정으로 긴장감을 진두지휘한다.

이동욱이 OCN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이하 ‘타지옥’)로 매회 굵은 잔상을 남기고 있다. 이동욱이 연기하는 미스터리한 치과의사 서문조는 잔혹성 그리고 위선으로 포장한 선함. 극과 극 양면을 가진 인물로, 지금껏 본 적 없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그동안 봐왔던 이동욱이 맞나 싶을 정도. SBS ‘여인의 향기’, tvN‘도깨비’, JTBC ‘라이프’, 영화 ‘아랑’, ‘최강 로맨스’ 등 다양한 작품에서 장르도 경계 없이 넘나들던 이동욱이다. 워낙 다채로웠지만 요즘은 그 어떤 때보다 강렬하다. 매 회가 마무리될 때마다 시청자들은 이동욱의 소름 돋는 연기에 현실 공포를 느꼈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이동욱의 재발견이라는 평.

“그동안 수고했어. 자기야”라며 유기혁(이현욱 분)을 아무렇지 않게 살해하고 자신이 죽인 사람의 치아를 모으는, 기괴한 취미를 가진 서문조. 또한 투시력이라도 있는 건지 윤종우(임시완 분)에게 “자신은 여기에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죠? 나는 이 사람들하고 다르다. 그런데 사실 불안하죠?”라며 의중을 읽고 쿡쿡 찌른다.

대사를 나지막하게 읊는 듯하지만 그 안에 도사리는 팽팽한 무언가가 긴장감을 한껏 뽑아낸다. 시종일관 묘한 표정 연기도 소름을 유발한다. 동명의 원작 캐릭터와 많이 닮은 모습이 몰입도를 높인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은 이동욱의 호연이 있었기에 역대급 캐릭터 탄생이 가능했다.

이동욱

유독 올해 새로운 시도로 더욱 활약 중인 그다. 앞서 지난 7월 막을 내린 Mnet ‘프로듀스 X 101’에서 이동욱은 국민 프로듀서 MC로 나서 중심을 잡았다. 도전자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과 공감 메시지를 건네는가 하면, 긴 생방송 시간 동안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진행 실력도 발휘해 중심을 잡았다. 배우 타이틀을 잠시 접어둔 진행자 이동욱의 또 다른 면모는 대중에게 다시금 존재를 환기시켰고, 호감도를 한층 더 상승하게 하는 효과를 냈다. 이젠 ‘타지옥’으로 인생 캐릭터를 새롭게 쓰고 있는 이동욱이다.

‘타지옥’ 호평은 이동욱의 거듭된 고민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 연예 관계자는 “이동욱은 서문조를 표현하고자, 감독님과 계속 대화하며 캐릭터를 구축했다. 특히 원작 ‘왕눈이’ 캐릭터가 눈으로 많은 것을 표현하는 인물이라, 눈빛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라고 전했다. 날선 모습을 표현하고자 실제 5kg 정도 체중 감량을 했다는 이야기도 더했다. 식단 관리와 꾸준한 운동을 이어갔다고.

이 관계자는 “이동욱은 평소 현장에서 꼼꼼하게 준비하는 편인데, ‘타지옥’의 경우 오히려 많은 것을 준비하지 않고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려 노력한다. 긴장감이 감도는 장면들이 많은데 스태프들 모두 숨죽이고 모니터링을 하곤 한다”라며 현장 분위기도 전했다.

어느덧 데뷔 20년차를 맞게 된 이동욱. 끝없는 캐릭터 변주와 새로운 도전으로 여전히 진가를 발휘 중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동욱의 자세가 앞으로의 20년도 기대하게 한다. ‘타지옥’ 남은 회차에서도 이동욱이 어떤 연기로 짜릿한 긴장감을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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