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LA다저스 류현진. 샌프란시스코(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메이저리그(ML) 데뷔 첫 홈런포와 함께 ‘5전 6기’만에 시즌 13승(5패)을 달성한 류현진(32·LA다저스)에게 주어진 현실적인 목표는 평균자책점 1위와 포스트시즌(PS) 활약이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2피홈런) 8탈삼진 3실점(3자책점)을 기록, 팀의 7-4 승리를 견인하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달 12일 애리조나전에서 12승을 달성한 뒤 6경기 만에 승수 쌓기에 성공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국내 취재진 뿐 아니라 현지 언론에도 “사이영상을 내려놓았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고 있다. 최근 일시적 부진의 장애 요소가 된 사이영상 경쟁의식에서 벗어나 자신의 투구폼을 되찾겠다는 뜻을 품고 있다.

실제 사이영상 경쟁을 재점화하기엔 제이크 디그롬(뉴욕 메츠)의 기세가 돋보인다. 다만 류현진에게 여전히 유효한 타이틀은 평균자책점이다. 류현진은 2.41로 여전히 ML 전체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류현진이 끝까지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평균자책점 타이틀 홀더가 된다. 비록 지난달 애리조나전 이후 1.45까지 떨어뜨렸던 방어율이 1점 가까이 치솟긴 했지만 ML 타고투저 속 류현진의 평균자책점 타이틀은 커다란 상징성이 있다. 이전까지는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가 다저스에서 뛴 1995년 2.54로 내셔널리그 2위를 기록한 게 아시아 투수 최고 수치였다. 류현진의 타이틀 홀더 도전은 그래서 더욱더 값지고 멀어진 것 같은 사이영상 경쟁에도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날 역사적인 홈런포와 승수 쌓기 성공에도 1회 가렛 햄슨, 7회 샘 힐리아드에게 내준 홈런 두 방은 옥에 티였다. 이전까지 2.35였던 평균자책점은 2.41로 상승했다. 특히 7회 투런포만 허용하지 않았다면 7이닝 1실점으로 2.31까지 낮출 수 있었다. 결국 2.51로 2위를 달리는 디그롬의 추격을 받게 됐다. 디그롬은 26일 마이애미전에 등판하는데 만약 7이닝 무실점이면 2.43, 8이닝 무실점이면 2.41이 된다. 물론 평균자책점 소수점 자리에서 류현진이 앞서고 있기에 여전히 유리한 편이다. 결국 류현진의 향후 일정이 큰 변수다. 현재 로테이션을 고려하면 오는 29일 샌프란시스코 원정 경기가 그의 정규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이 사라진 샌프란시스코이나 류현진으로서는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의식해 신중한 투구를 펼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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