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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진. 출처 | 국제탁구연맹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2020 도쿄올림픽을 바라보는 한국 탁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제탁구연맹(ITTF) 제24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탁구는 남·녀가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든 상태다. 아직 초반 일정을 치르는 가운데 단체전 향방만 드러난 상황, 여기서 웃을 수 있는 쪽은 남자대표팀이다. 김택수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은 장우진(24·미래에셋대우), 정영식(27·국군체육부대), 이상수(29·삼성생명)를 앞세워 결승 무대에 올랐다. 2017년 중국 우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단체전 준우승을 수확했다. 반면 유남규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치른 마지막 순위 결정전에서도 패하며 3연패로 8위까지 내려갔다. 도쿄올림픽에선 남·녀 단체전과 남·녀 복식, 혼합복식 등 탁구에서 총 5개 종목이 열린다. 이번 대회 단체전은 내년 3월 부산 세계선수권대회(단체)와 7월 도쿄올림픽의 전초전에 가까웠다. 남자는 내년 올림픽 메달 도전에 청신호를 켰으나, 여자는 사상 최악의 성적표로 도쿄행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경기 내용을 보면 차이점이 더 두드러진다. 남자대표팀은 8강에서 홍콩(3-2 승), 4강에서 대만(3-0 승)을 차례로 물리치며 결승까지 순항했다. 이 과정에서 ‘맏형’ 이상수가 미끄러지기도 했으나 ‘에이스’ 장우진이 만회하며 팀 전력의 중심을 지켰다. 결승에서 만난 중국엔 누구도 한 게임을 따내지 못하고 무너졌으나, 세계랭킹 1위 쉬신과 2위 판전둥, 8위 량징쿤이 포진한 중국은 여느 팀도 넘어서기 힘든 절대 1강이다. 한국에서 가장 랭킹이 높은 장우진(14위)이 쉬신을 상대하며 연속 득점으로 맹추격하고, 초반 리드를 잡는 등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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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원. 출처 | 국제탁구연맹

그러나 여자대표팀은 비교적 해볼 만한 대진을 받고도 1승 수확에 실패, 아쉬움을 남겼다. 싱가포르와의 8강전에서는 ‘에이스’ 전지희가 기선 제압에 실패했다. 경기를 생각처럼 풀어가지 못했다. 결국 2013년 부산 대회 이후 6년 만의 단체전 메달 실패가 확정되면서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이후 5~8위 결정전이었던 남북대결에서도 0-3으로 완패했고, 홍콩과의 7~8위 결정전에서도 2-3으로 패하며 단체전 일정을 끝냈다. 성적보다는 경험에 주안점을 뒀던 마지막 경기에서 그나마 15세 유망주 신유빈(청명중)이 가능성을 보인 게 위안할 점이었다.

현재 한국 대표팀에서 세계랭킹 10위권 안에 드는 선수는 없다. 유남규, 유승민, 양영자, 현정화 등 간판 스타들이 꾸준히 출몰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 한국 탁구는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나마 남자대표팀에서는 2~3세 터울의 젊은 선수들이 꾸준히 성장해주면서 세대교체의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도쿄올림픽 단체전에서 일본 독일 스웨덴 등과 메달을 다툴 전력은 된다. 반면 여자대표팀은 ‘맏언니’ 서효원과 ‘막내’ 신유빈’의 나이 차가 17세에 달한다. 이미 아시아 정상권에서는 멀어진 상황 속, 신구조화 과제를 받아든 채 올림픽 티켓 확보부터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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