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홀 드라이버 티샷 이태희
이태희가 19일 베어즈베스트GC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 첫 날 “마음을 비웠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인천=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내려 놓으니 보이더라.”

‘황태자’ 이태희(35·OK저축은행)가 무심(無心)으로 돌아왔다.

이태희는 19일 인천 청라지구에 위치한 베어즈베스트 골프클럽(파71·7238야드)에서 열린 제35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2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였다. 오후 4시 현재 선두그룹에 1타 뒤진 공동 4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을 따낸 뒤 주춤했던 이태희는 “코리안투어 상반기를 마친 뒤 스윙, 멘탈 코치와 상담을 했다. 상반기를 돌아보는 과정에 내 경기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문제는 마음이었다. 잘하고 싶은 마음과 욕심 탓에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억압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최근 아시안투어에 참가했는데 실수를 하고도 마음이 편했다.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 흐름이 오늘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무심으로 돌아간 계기는 공교롭게도 인도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한 덕분이다. 그는 “인도는 환경이 정말 열악하다. 음식도 입에 안맞아 호텔에서만 있었다. 새벽에도 섭씨 30도를 웃도니 외출하기도 싫을 정도더라. 이런 상황에서 경기를 하다보니 포기하고 싶었다. 그래도 열심히 했고, 대회를 마친 뒤 한국에 돌아오니 너무 행복하더라”며 웃었다. 극한 조건에서 대회를 치르고 나니 자신이 얼마나 쾌적한 환경에서 대회를 치렀는지를 돌아보게 됐다는 의미다.

이태희는 “이번 대회는 코스 자체가 페어웨이를 무조건 지켜야 하는 것으로 세팅이 돼 있다. 10번홀부터 출발했는데 기회가 왔을 때 잘 잡았다. 러프에서도 파세이브를 했고 특히 퍼트가 잘 됐다. 인도에서 대회를 치른 뒤 마음을 달리 먹으면서 플레이가 편안해졌다”며 웃었다.

유러피언 투어 데뷔를 위해 퀄리파잉 테스트를 준비한다는 이태희는 “신한동해오픈은 3개(한국 일본 아시안) 투어 공동 주관이라 분위기도 좋다. 선수만을 위한 대회라 여기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우승을 하면 3개 투어 시드가 한꺼번에 생기니까 우승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마음을 내려놓은 만큼 큰 욕심은 없지만 기분좋게 대회를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며 웃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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