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혜라 기자]정유 4사가 고객 친화적 감성으로 소비자들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무료 공연 개최·광고 등 다채로운 방법으로 잠재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우리에게 혁신은 자연스럽다\' 광고 일부
SK이노베이션 ‘우리에게 혁신은 자연스럽다’ 광고.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SK이노베이션은 TV광고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광고는 ‘우리에게 혁신은 자연스럽다’라는 주제로, 1980·90년대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의 인트로 음악을 활용해 재치있게 구성됐다. 광고는 론칭 35일만에(18일 기준) 유튜브 조회수 910만회를 돌파했다. 댓글 수는 725개로 일 년 전 타사가 게시한 TV광고에 달린 댓글이 70여개인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네티즌들은 “레트로 감성을 잘 살렸다. 광고를 보고 기업을 검색해봤다”, “환경과 자연을 생각해서 만든 좋은 광고”라며 성원을 보내고 있다. 영문편은 조회수 5000만회(20일 기준)를 넘었다.

SK이노베이션은 광고에 재미 뿐만 아니라 의미도 효과적으로 담았다. 자사가 차세대 친환경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차세대 모빌리티 윤활유’, ‘태양광 발전 주유소’, ‘초경량 자동차 소재’ 등을 메시지로 자연스레 녹여 거부감없는 홍보 방법을 택했다.

S-OIL 문화예술나눔공연
S-OIL 본사 대강당에서 매달 개최되는 문화예술 나눔 공연. 제공|S-OIL

S-OIL(이하 에쓰오일)은 소비자들의 문화생활 장려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에쓰오일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가 있는 날’ 지원 협약을 체결해,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마다 서울 마포 본사 사옥 대강당 및 로비에서 문화 공연을 개최한다. 가족 단위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대중음악 공연을 비롯해 연극·뮤지컬·개그쇼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해 왔다. 그동안 약 100여 회의 공연을 열었고 참여한 지역 주민 수만 3만여 명에 달한다.

에쓰오일은 사옥 앞 인도에서 무료로 음료를 제공하는 ‘구도일 찻집’도 운영한다. 구도일은 좋은 기름이라는 뜻의 영어 ‘Good Oil’을 우리에게 친숙한 한국어로 비슷하게 표현한 말이다. 에쓰오일의 상징인 노란색과 주유기 모양으로 제작한 음료 자판기 주변은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아 하루 1000잔 이상의 음료가 제공되고 있다. 회사원인 김성민 씨(서울 마포, 34)는 “출근길 허기를 달랠 때 매우 좋다. 처음에는 계산을 하려다가 무료로 이용해도 된다고 하기에 놀랐고, 노란 색상의 자판기가 보일 때마다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직장인들과 하교하는 학생, 어린이까지도 구도일 찻집의 ‘단골손님’으로 자리잡았다는 전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통해 4사 가운데 가장 활발히 콘텐츠를 게시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일부 이벤트 게시물을 제외하고 회사의 소식은 전혀 업로드를 하지 않는 뚝심이다. 그 대신 음식, 여행 등 젊은 세대가 흥미롭게 느끼는 분야를 다룬다. 회사 관계자는 “게시물이 업체의 무겁고 딱딱한 이미지를 중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집 매매를 포기하고 자동차 구매로 눈을 돌리는 밀레니얼 세대를 잠재적인 소비자로 인식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GS칼텍스는 ‘세상을 바꾸는 에너지’ 캠페인의 일환으로 고객 참여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 바 있다. 연사들의 강연 후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였다. GS칼텍스는 주말 아침마다 영화 관람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GS칼텍스 전용관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I am your Cinema’ 프로그램으로, 15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정유업계의 행보에 대해 “각 사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이미지에 따라 방법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을 강조하고 있고, 에쓰오일의 경우는 소방관 유가족에 위로금을 전달하는 등 ‘따뜻한 사회 공헌’ 부분에서의 활약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신하고 생기 넘치는 이미지를 고객에게 현명하게 심는 업체가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소비자의 감성을 읽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혜라기자 hrle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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