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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선발 류현진이 역투하고 있다. <청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2008.5.30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LG와 류현진(32·LA 다저스)에게 청주구장은 각기 다른 기억으로 자리해있다.

지난 1979년 5월 문을 연 청주구장은 긴 역사를 자랑한다. 한화가 제 2구장으로 사용하기 전 두산의 전신 OB가 1982년부터 1984년까지 청주구장을 제 2구장으로 먼저 썼다. 원년 전기리그 우승 메달도 이 곳에서 받았다.

청주구장에서 영광을 누린 것은 OB뿐만이 아니다. 류현진은 한화에서 뛰던 2010년 5월 11일 청주구장에서 탈삼진 신기록을 썼다. 이날 맞대결을 펼쳤던 LG는 ‘괴물 투수’의 대기록 제물이 됐다.

당시 청주 LG전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9이닝 기준 최다 17탈삼진이라는 의미있는 기록을 세우며, LG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괴물 투수’의 잠재력을 제대로 입증한 셈이다. 류현진뿐 아니라 김광현, 장원삼, 차우찬 등 좌완 투수에게 자주 무너졌던 LG는 이 때 패배 이후로 좌완 에이스들에 유독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현진에겐 영광을, LG에 악몽을 안긴 곳이다.

반대로 류현진에게 뼈아픈 기억을 남긴 적도 있다. 청주구장은 ‘한국의 쿠어스 필드’,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리모델링 전인 2015년까지 청주 구장 중앙펜스는 길이 110m, 높이 2.5m에 불과했다. 타자 친화적인 구장인 만큼 홈런포가 청주구장에서 유독 많이 터졌고, 청주는 투수들의 기피 구장이었다.

류현진도 청주구장에서 아픔을 곱씹은 적 있다. 2006년 프로데뷔 이후 류현진이 만루포를 맞은 것은 두 차례다. 앞서 류현진은 지난달 24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첫 만루 홈런을 맞았다. 이 경기 전까지 류현진이 유일하게 만루포를 허용한 곳이 바로 청주구장이다. 2008년 5월 30일 류현진은 청주 LG전 1사 만루 상황에서 최동수에게 만루 홈런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청주구장은 메이저리그를 주름잡고 있는 류현진에게도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준 곳이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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