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기술수출 3건 달성 기반 전략으로 주목공동연구-지분투자-합작사 형태 등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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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픽사베이

[스포츠서울 이정수 기자]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 국내 제약업계 신약개발 핵심 전략으로 손꼽히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이란 자체 역량만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서 벗어나 외부 자원을 활용해 신약개발 범위를 넓히고 성과를 앞당기는 전략을 말한다. 대체로는 공동 연구 방식이지만, 지분 투자와 합작사, 사업화 등 최근 들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2건, 올해 2건 등 총 4건에 이르는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판권이전)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4건 계약 규모는 총 31억2800만달러(3조6200억원)로, 유한양행은 이를 통해 국내 신약개발 추세에서 주목해야 할 업체로 떠올랐다.

이 중 3건이 오픈이노베이션 결과물이다. 유한양행은 제넥신으로부터 장시간 지속작용을 가능케 하는 ‘Hybrid Fc’ 기술을 확보해 지방간염 신약후보물질 ‘YH25724’ 도출·개발했고, 2015년 오스코텍(자회사 제노스코)으로부터 표적항암신약 후보물질 ‘레이저티닙’ 특허권을 확보했다. 퇴행성디스크질환 신약후보물질 ‘YH14618’도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판권을 얻어 개발·기술수출에 성공한 사례다.

이는 유한양행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신약 R&D(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해 약 5년 만에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한양행은 신약개발 역량을 빠르게 높이고자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따라 5년간 23개 업체·기관과 협약을 맺었고, 약 2000억원을 투자했다. 미국 바이오업체 소렌토와 합작사 이뮨온시아를 설립해 면역항암제 개발도 추진하는 등 현재도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이같은 유한양행 성과는 많은 제약사로 하여금 국내 바이오업체로 눈을 돌리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매출 상위 제약사인 종근당,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등이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발을 들였고, 한독, 부광약품 등은 바이오벤처 지분 투자와 기술이전 계약 등 오픈이노베이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엔 자체적으로 신약R&D 전문업체를 확보해 오픈이노베이션을 구사하는 방법도 등장한다. 일동제약그룹은 지난 5월 일동홀딩스 자회사로 아이디언스를 설립하고, 이달부터는 일동제약 항암신약후보물질에 대한 공동연구를 추진했다. 동아에스티도 올해 상반기에 자회사 큐오라클을 설립하고 지난달 말 대사내분비 질환 관련 신약후보물질 2건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넘겼다.

이같은 방식은 연구개발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할 수 있고, 외부자금 조달이 비교적 용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우에 따라선 신약R&D 전문성을 높여 사업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바이오벤처에 대한 지분투자와 공동개발 계약을 병행하면서 지분가치를 높여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도 활용된다. 한독이 대표적인 사례로, 한독은 제넥신과 신약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2014년 제넥신 최대주주에 올라설 만큼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가격이 오른 제넥신 주식을 팔아 최근까지도 수익을 내고 있다. 남아있는 제넥신 지분 가치도 2000억원을 넘는다. 한독은 이를 기반으로 다른 바이오벤처와 계약·투자해 신약개발을 이어나가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픈이노베이션이 효율적인 신약개발에 필수적 전략이라는 점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며 “더 확실하고 유리하게 신약개발을 이끌어갈 수 있는 오픈이노베이션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leej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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