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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지만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이하 ‘꽃파당’)은 달랐다. 카메오로 첫 장면부터 흡인력을 선사했고 김민재, 공승연, 서지훈, 박지훈 등 주역들의 구멍 없는 연기력으로 80분이 빠르게 흘렀다.

16일 오후 첫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꽃파당’에서는 조선 매파(중매쟁이) 3인방 마훈(김민재 분), 고영수(박지훈 분), 도준(변우석 분)의 존재와 함께 억척스러운 처자 개똥(공승연 분), 개똥을 좋아하는 이수(서지훈 분)까지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첫 화면은 카메오들이 채웠다. 세자로 분한 고수가 등장했고 뒤이어 병상에 누워있는 임금 조성하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수는 어둠의 세력에게 쫓겼고 그들은 고수에게 활까지 겨눴다. 자객과 맞닥뜨렸을 땐 무술로 응징한 고수였지만 그것도 잠시, 한 화살이 고수의 심장을 관통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공교롭게도 그 시각 조성하도 병상에서 눈을 감아 이어질 전개를 궁금하게 했다. 시작부터 눈을 뗼 수 없는 전개로 몰입도를 높인 ‘꽃파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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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무거운 분위기는 이낭자(박수아 분), 장도령(장수원 분)이 등장하며 반전을 맞았다. 이낭자는 ‘꽃파당’에 혼사를 의뢰하면서 장도령과 사랑을 꽃피웠다. 장도령은 넘어질 뻔한 이낭자에게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라고 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해당 대사는 장수원의 발연기 대사로 알려진 문구로, 이젠 유행어로 자리 잡은 말이다. 두 사람은 매파 3인방 계획 하에 인연이 되면서 해사한 미소를 짓는다. 개그우먼 이수지는 아씨로 등장, 웃음기 없는 꽤 진지한 연기를 선보였다. 시녀 행세를 하면서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는 비밀을 가진 인물이었던 것. 이처럼 적재적소에 배치된 감정선의 이동과 유머, 그리고 카메오지만 평소 모습과 다른 매력을 뽐내기도 해 잠시지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꽃파당’은 신예들로 구성돼 일찍이 관심을 모았던 바. 신선한 마스크에 호연까지 더해져 단단함을 더했다. 연기에 고민한 흔적은 지난 16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드러났다. 김민재는 첫 사극 주연인 만큼 “긴 텀의 사극에 임하는 건 처음이다. 재미있게 촬영 중이고 원작 소설은 일부러 읽지 않았다. 각색했기 때문에 그걸로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안 읽었다”라고 털어놨다. 공승연은 “개똥의 기본적인 말투는 전라도인데 한양에 온지는 꽤 된 인물”이라면서 “다양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개똥이 말투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전했고 박지훈은 “매파 3인 중 저는 막내다. 막내의 이미지를 가져가고 싶은 생각에 사극적인 말투보다 현대 말투에 가깝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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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파당’ 1회 전체적인 맥락은 연출을 맡은 김가람 PD가 전한 대로 ‘사극같지 않은 사극’의 분위기를 풍겼다. 사실 퓨전 사극은 그동안 시청자들에게 다양하게 선보여져온 만큼, 신선도는 떨어지는 바. 하지만 사극투와 현대어를 적절히 섞은 대화, 유행어의 깜짝 등장, 그리고 이를 찰떡같이 소화한 배우들의 연기가 기시감을 느끼지 못하게 도왔다. 또한 이를 악물고 살아가는 개똥의 모습에서 청춘의 군상이 비춰져, 김PD가 언급한 ”조선시대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렸지만 현 세대의 청춘들도 공감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무엇보다 청춘의 성장을 담았다고 공언한 만큼, 매파 3인방과 나머지 주역들의 성장기가 어떻게 쓰여질지 기대감을 더했다. ‘잘 나가는’ 중매쟁이 3인방이 따로 또 같이 어떤 위기를 극복해나갈지, 개똥만의 긍정적인 발걸음, 이수의 개똥을 향한 외사랑 그래프 등 전개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방송 말미, 마훈이 넘어질 뻔한 개똥을 안으면서 본의 아니게 서로를 가까이하게 된 장면이 그려졌다. 얼굴을 맞대는 묘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마훈, 개똥, 이수의 삼각관계에 가능성을 던졌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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