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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김소현(21)이 ‘모범적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과 아역 이미지를 벗기 위한 고민들을 전했다.

2008년 ‘전설의 고향-아가야 청산가자’로 데뷔한 김소현은 MBC ‘해를 품은 달’, ‘보고싶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에서 여주인공의 아역을 맡으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KBS2 ‘후아유-학교 2015’를 통해 아역이 아닌 주연배우로 발돋움한 그는 지난해 KBS2 ‘라디오 로맨스’로 성인 연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이하 좋알람)에서 여고생 김조조를 맡은 김소현은 ‘좋알람’ 어플과 함께 찾아온 선오(송강 분)와 설레는 첫사랑을 시작하는 여고생의 감정을 잘 표현해내 보는 이들까지 설레게 만들었다.

“‘라디오 로맨스’ 이후 인터뷰에서 교복을 입는 작품은 이제 안하겠다 했는데 또 입게 됐다”며 웃은 김소현. 그는 “아역 출신이다 보니 나를 성인으로 안보면 어쩌나, 성인이 되고 연기를 다시 못하면 어쩌나 불안감과 조급함이 있었다”고 털어놓으며 “그런데 지나서 보니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 21세가 된다고 크게 바뀌는게 없더라. 다행히 ‘좋알람’을 보신 분들이 아직 ‘아역 같다’ ‘애기네’ 이런 느낌을 별로 안받으시는 거 같다. 생각했던 것보단 8세 때 이미지가 대중에게 강하게 남아 있지 않아서 성인 연기로 넘어오는데 도움이 된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앞으로도 학원물을 계속해보고 싶다는 김소현은 “교복을 입으니 정말 제 옷을 입은 것 같았다. 학교 다닐 때 느낌이 들어 설레고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며 “제가 교복입고 나오는 모습을 팬들이 여전히 좋아해 주셔서 이질감이 들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을 때까지 보여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캠퍼스 로맨스 같이 제 나이 때 할 수 있는 역할도 도전해보고 싶다. 아직 21세이기 때문에 아직 보여드릴 모습이 더 많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올해로 데뷔 12년차 배우인 김소현은 신예들이 극을 이끄는 ‘좋알람’에서 주연배우이자 연기 선배로서 중심을 잡아야 했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내가 아직 그럴만한 선배가 아닌데 ‘소현이가 이끌겠지’ ‘소현이가 잘하니까’ 이런 말들이 쌓이니 부담이 됐다. ‘매번 잘 해야하는데, 못하면 실망할까’ 그런 걱정을 하면 연기에 집중이 안되니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 하는 편이다”라고 털어놓은 김소현은 “그래도 ‘좋알람’ 출연진들은 거의 또래라 굉장히 편했다. 지금까지 겪었던 현장 경험들을 바탕으로 최대한 오빠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조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줬던 김소현이지만 조조의 마음을 모두 이해하고 공감한 건 아니라고. “조조가 선오랑 헤어지려고 좋알람 ‘방패’(자신이 좋아하는 마음을 들키지 않게 가려주는 기능)를 깔 때 너무 안타까웠다. 조조가 선오에게 다 털어놓고 그를 믿고 좀 더 기댈순 없었을까 생각했다. 조조는 ‘이 친구 옆에 있음 안되겠다’,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컸던 거 같다.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는거 같다”고 웃으며 “대본에 충실하려 했지만 이해가 안되면 제가 스스로도 납득하고 연기할 수 있도록 감독님과 작가님께 계속 여쭤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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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으로 활동했던 10대 시절 모범적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놨다. “그땐 지금보다 더 내성적이어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됐다. 모범적 이미지가 있다보니 자유롭게 돌아다니면 안될 거 같고, 대중이 바라보는 시선 그대로 성장해야 할 거 같았다. 자유로움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어서 ‘라디오 로맨스’ 이후 뒤늦게 사춘기가 온 것처럼 과도기를 겪었다.”

하지만 지금의 김소현은 예전보다 한결 편해졌고 한단계 더 성숙해졌다. 그는 “‘잘 자란 이미지’ 이런 걸 생각하는게 스스로를 가둬 놓는거 같기도 하고 답답함을 느끼게 되더라. 이젠 신경 안 쓰려 한다. 제가 생각하는대로 올바르게만 살면 되지 않을까란 생각한다”며 “지금은 지인들도 밖에서 많이 만나고 남양주에 바람 쐬러 놀러 나가기도 한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게 뭔지를 찾으려고 많이 돌아다니며 즐거운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새롭게 해보고 싶은 경험이 있냐는 말에 고민하던 김소현은 “이제 혼자 영화 보는 걸 해보고 싶다. 제 작은 로망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끝으로 김소현은 “한 번에 많은걸 하고 싶다기보단 오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하고 싶은 역할이나 작품이 있으면 일단 해보는 것도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드라마는 꾸준히 해왔는데 앞으로 영화를 많이 해보고 싶다. 독립영화나 단편영화 중에서도 뜻깊고 의미있는 영화가 있다면 참여해보고 싶다”는 배우로서 소신과 바람을 전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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