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양의지, NC에서도 \'25번\' 단다
NC 양의지가 8일 창원 사보이호텔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김종문 단장과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폭풍전야다. 아직 태풍이 어느정도로 커질지 예측할 수 없지만 벌써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한다. 프리에이전트(FA) 제도 개선을 두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서로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한 지략싸움에 돌입했다.

KBO는 지난달 사장단 워크숍에서 리그 발전과 경기력 향상 등을 위한 심도 깊은 논의를 했다. FA와 외국인 선수 제도를 개선해 원활한 선수수급을 통해 리그를 상향 평준화해야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17일 열릴 예정인 실행위원회(단장회의)에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자연히 이번 실행위는 FA와 외국인선수 제도 개선 방안 등 굵직한 현안을 두고 난상토론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이 가운데 FA 제도 개선은 올시즌 스토브리그를 달굴 뜨거운 감자다. 선수 처우와 직결되는 문제인데다 거품이 심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총액 100억원을 훌쩍 넘기는 고액 계약자가 나타나 형평성 논란이 야기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구단들은 경기 불황에 따른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4년 최대 80억원으로 상한선을 두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상한제가 관철되면 등급제와 취득연한 축소 등 파생되는 문제들까지 함께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포토] 절친 김현수-차우찬, 둘의 몸값을 합치면 210억
프로야구 LG트윈스가 김현수선수가 2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 메이플홀에서 입단식 및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반면 선수협은 보상제도 철폐와 FA 권리취득 연한 축소가 선행돼야 FA 상한제를 검토하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다. 겉보기에는 이견이 크지 않은 것 같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보상 제도 폐지, 선수협쪽에서는 등급제에 관한 입장 차가 꽤 큰 편이다.

현행 FA 보상규정은 외부 선수 영입 시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 한 명과 영입한 선수의 연봉 200%를 지불해야 한다. 보상선수를 원하지 않는 구단에는 영입한 선수의 연봉 300%를 보상해야 한다. 선수수급이 원활하지 않는데다 1, 2군 격차가 큰 팀은 FA 한 명을 영입하는 대가로 보상선수 1명을 내줘야 하는 부담이 있다. 지난해 FA 권리를 얻은 노경은이 미아 신세로 전락한 직접적인 원인도 보상선수 때문이었다. 이를 두고 선수협측은 “보상규정 자체가 선수들의 이동을 막는 개악”이라고 주장한다. 지난달 이사회에서 지명권을 양도할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한 것도 ‘원활한 선수 이동’을 가능하게 하자는 취지라는 게 KBO의 설명이다. 대화 창구를 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강민호
삼성 강민호 입단식이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강민호가 그라운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상한제 도입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있다. FA 몸값을 낮춰 최저연봉 인상이나 선수 및 불펜포수를 포함한 경기운영요원 등 저임금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활용한다는 보장이 없다. 몸값만 낮추고 남은 비용을 그룹에 반납하는 식이면 ‘구단의 비용절감’이 아닌 그룹의 지원금 삭감이 올바른 표현이다. 모기업의 지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KBO리그 구조상 FA 상한선 도입 주장을 순수하게 야구발전을 위한 제안으로 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선수협의 주장이 합리적인 것도 아니다. 수 년전부터 ‘고액 연봉자들을 위한 대리인’이라는 비난을 받았고, 실제로 지난해 처음 FA 상한제 도입을 제안했을 때 단칼에 거절했던 이력 등을 고려하면 협상테이블에 앉는 선수협의 자세도 이전과는 달라져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특정 선수의 이익이 아닌 말그대로 선수 전체의 이익을 위한 합리적인 제도가 무엇인지를 갑-을 관계가 아닌 동등한 대표자 자격으로 논의해야 힘을 얻을 수 있다. 결여된 선수들의 프로의식을 고취시키는 것 또한 선수협이 주도해야 할 문제라 이를 협상 전략에 어떻게 녹여낼지도 눈길이 모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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