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소은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한소은(27)이 작품을 마친 소감부터 배우를 시작한 계기까지 솔직한 이야기들을 전했다.

최근 종영한 OCN 수목극 ‘미스터 기간제’는 상위 0.1% 명문고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 사건, 그 진실을 밝히려는 속물 변호사의 잠입 작전을 그린 명문사학 잠입 스릴러. 교내 살인 사건이라는 소재와 흥미진진한 전개로 OCN 수목 오리지널 역대 시청률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소은은 ‘미스터 기간제’에서 천명고 엄친딸 한태라 역으로 분하며 선과 악을 넘나드는 입체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극중 이준영의 여자친구였던 한소은은 드라마 말미 본모습을 드러낸 이준영에 의해 옥상에서 떨어져 숨지는 충격 엔딩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미스터 기간제’는 한소은에게 20대 인생에 전환점을 맞게 해준 작품이었다. 한소은은 “‘미스터 기간제’가 학원물이고 태라가 10대인데 제 나이가 20대 후반이어서 ‘당연히 안되겠지’ 하고 마음을 비운 상태로 오디션을 보러갔다. 다행히 감독님께서 동안이라고 좋게 봐주셨다”며 “‘미스터 기간제’가 아니었다면 제 나이대에 맞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역할을 맡았을텐데 이 작품을 함으로써 제가 연기할 수 있는 배역의 나이대 폭이 넓어져서 배우로선 좋은 기회였다”고 돌아봤다.

올해로 27세인 한소은에게 동안 비결을 묻자 “어렸을 때는 노안이었다. 노안인 사람들이 보통 그 얼굴이 쭉 가더라”라고 웃으며 “특별히 관리하는 건 없고 앞머리 자른게 신의 한 수였던 거 같다. 앞으로도 계속 이러고 다니려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소은의 실제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인기가 많았을 거 같다고 말하자 “딱히 그런 스타일은 아니었다. 초등학생 때 숏컷도 했고 성격이 선머슴같은 스타일이었다”며 “남자애들도 처음 봤을 땐 괜찮은데 입만 떼면 깬다고 하더라. 털털하고 애들 웃기는걸 좋아해서 그러다보니 남자애들한테 인기는 별로 없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한소은은 작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옥상에서 떨어지는 엔딩신을 꼽았다. 그는 “와이어를 끼고 촬영했지만 힘들진 않았는데 너무 무서웠다. 실제로 20층 높이 옥상에서 안전망 없이 서있었다. 물론 밑에 안전을 위한 매트가 깔려 있긴 했다. 떨어질 땐 대역분이 대신해주시긴 했지만 떨어지기 직전까지 서있어야 해서 너무 무서웠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그러면서 한소은은 “마지막 죽는 장면에서 얼굴이 예쁘게 나왔다고 어머니께서 굉장히 만족스러워하셨다”고 덧붙였다.

배우 한소은

처음 도전한 악역이었지만 한소은은 늘 악역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에선 청순하고 한 남자만 바라 보는 ‘해바라기’ 스타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항상 도도하고 센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부담감보단 설렘이 컸다.” 특히 한소은에게 선배 배우인 윤균상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그는 “모든 선배님들이 잘 챙겨주셨지만 특히 균상 오빠가 연기적 지도를 많이 해주셨다. 현장에선 배우의 감정만으로 다 되는건 아니지 않나. 기술적인 것도 필요한데 신인이다보니 그런 부분이 부족했다. 오빠가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했다”며 미담을 전했다.

2016년 웹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로 데뷔 KBS2 ‘파도야 파도야’, 웹드라마 ‘넘버식스’,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3’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한소은은 도시적이고 세련된 외모는 물론 풋풋하고 청순한 매력으로 주목받아왔다.

‘미스터 기간제’는 ‘배우 한소은’을 알린 작품인만큼 그 의미도 남다를 터. 아직 한소은은 기쁨보다 걱정이 앞선다고 털어놨다. “자극적인 학원물이고 한태라도 매장면 임팩트 강한 인물이어서 인지도가 높아진 거 같아 좋지만 사실 불안한게 더 컸다”는 한소은은 “아직 제가 연기적으로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어서 부담스럽고 걱정이 앞서는 거 같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예전엔 무조건 ‘잘 되게 해주세요’ ‘주인공 되게 해주세요’란 소원을 빌었는데, 이젠 그냥 작품을 꾸준히 할 수만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 제 능력이 되지 않는 선에서 욕심내고 싶지 않다. 되는데 한해서 역할을 맡아 시너지 있는 효과를 내고 싶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대구가 고향인 한소은은 18세에 서울로 올라와 연예 기획사에서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1년간 했다. 한소은은 “당시만 해도 모든 기획사들이 걸그룹을 만들려고 하던 때였다. 랩을 좋아해서 오디션을 보고 들어갔는데 춤이 너무 어렵더라”라며 “그래서 빠르게 포기하고 동덕여대 방송연예학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배우를 준비했다”고 연기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터뷰 중 한소은은 배우 강동원에 대한 남다른 팬심을 전하기도 했다. 2004년에 개봉한 영화 ‘늑대의 유혹’ 때부터 팬이었다는 그는 “강동원 선배님이 옛날부터 이상형이었다. 잘생긴 정도가 아니라 ‘신의 영역’인 거 같다”고 웃으며 “죽기 전에 한번이라도 작품에서든 스쳐지나가면서라도 꼭 뵙고 싶다”고 말했다.

‘미스터 기간제’를 마친 한소은은 현재 오디션을 보며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한소은은 “내년엔 올해보다 한 작품 더 하고 싶다. 자만심 갖지 않고 더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얻겠다. 내가 만족하는 배우보단 시청자들, 타인이 봤을 때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와 바람을 전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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