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유튜브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 '보겸(김보겸·31)'. 347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보겸TV 채널은 다양한 연령층의 '가조쿠'(채널 구독자를 지칭하는 애칭)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특히 10~20대의 대통령으로 불리고 있다.


'도대체 무슨 콘텐츠를 하길래 인지도가 그리도 높을까' 싶은 보겸은 게임 방송 BJ로 처음 얼굴을 알렸다. 그렇다면 '게임을 기가 막히게 잘하는 BJ인가?'라는 또 하나의 궁금증이 생길 텐데 보겸은 게임 실력보다 재기 발랄한 진행 실력과 개그맨 못지않은 입담으로 수백만의 구독자를 끌어모았다.


게임 방송 뿐만 아니라 BJ들과 합방, 솔직한 맛 평가가 일품인 보슐랭가이드, 구독자들이 착불로 보낸 택배를 뜨는 언박싱, 구독자와 전화 통화를 하는 콜겸, 일상을 담은 영상 등이 인기 콘텐츠로 꼽힌다.


특히 보겸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조쿠들과의 격의 없는 소통. 집 주소를 오픈해 착불로 온 수천 개의 택배비를 부담하는 건 물론, 방송과 SNS를 통해 즉흥적으로 번개 모임을 갖고 함께 영화를 보거나 음식값을 내주고 메일 한 통에 결혼식 주례를 봐주는 등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소통한다.


보겸은 "인기가 많다고 하기엔 쑥스럽고 오랫동안 BJ, 유튜버를 하다 보니까 구독자가 많아진 거 같다. 내가 뭐라고 난 BTS도 아니고 팬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 그냥 동네 형 동생처럼 생각한다. 가끔 댓글에 '형이랑 같이 늙어가네' 이런 댓글 보면 끈끈한 느낌이 든다. 나를 보자마자 우는 가조쿠들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한 사람인가 싶다"고 특유의 입담으로 웃음을 안겼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햇수로 8년 차 BJ가 된 보겸은 "군대 다녀와서 대학교 다니면서 아프리카TV BJ를 시작했다. 자취하고 있을 때라 부모님은 2년 동안 이런 일을 하는지도 몰랐다. 방송하다가 시끄럽다고 살던 곳에서 쫓겨나기도 했는데 점점 입소문을 타면서 어머니 친구분들이 '아들 방송한다는데 몰랐냐'고 물어봐서 부모님도 알게 됐다"고 방송을 하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항간에는 인기 BJ나 유튜버가 한 달에 수천만 원의 돈을 번다는 이야기가 많다. 400만 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보겸인 만큼 수익 이야기가 항상 따라다닌다.


보겸은 "초창기에는 많게는 하루 20시간, 적게는 8시간 정도 방송을 했던 거 같다. 너무 열심히 쏟아부은 탓에 요즘 부쩍 체력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주변에서 돈을 쓸어 담는다는 말들을 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지만은 않다. 콘텐츠를 만들려면 투자 비용이 들고, 가조쿠들에게 선물하기도 하고 기부도 하고 있다. 크게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진지한 답변을 내놨다.


보겸하면 빼놓을 수 없는 가조쿠들은 영상의 주요 콘텐츠가 되기도 한다. 얼마 전 대구에 집을 구한 보겸은 불쑥 찾아오는 가조쿠들을 보면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너그러이 웃고 넘기고 있다고 전했다.


보겸은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라기도 했고 아는 BJ 형들 따라서 대구를 놀러 갔었는데 좋은 기억이 많아서 이번에 대구 달성군에 집을 구했다. 서울 집과 대구 집을 왔다 갔다 하면서 살고 있는데 대부분 대구에서 시간을 보낸다. 너무 좋다. 동네 주민들이랑도 인사도 하고 가깝게 지낸다. 종종 학생 가조쿠들이 담을 넘기도 하는데 나를 얼마나 친근하게 생각하면 그러겠나"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대구에 집을 구하는 과정부터 대구에서의 소소한 일상, 중국 인기 크리에이터 펑티모와 시골 투어 등 이사를 가면서 파생된 신선한 콘텐츠들도 사랑받고 있다. 자극적인 방송만 보고 선입견을 가졌던 사람들이 조금씩 다른 시각으로 보겸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는 "미리 계획하고 촬영하는 유튜버들도 많은데 난 즉흥적으로 하는 편이다. 뭔가를 정해놓고 촬영하면 그때부터 연기하는 게 되더라. 영상 속 모습이 정말 내 실제 모습이다. 업로드 날짜도 정해두지 않고 올리고 싶을 때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산력이 좋은 편이어서 자연스럽게 찍고 빠른 템포로 편집해서 올린다. 대구 콘텐츠도 일맥상통한다"고 전했다.


그가 많은 팬층을 쌓기까지 탄탄대로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한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다 불매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고 택배 영상 콘텐츠로 구독자에게 피소를 당하기도 했다.


보겸은 "억울한 부분도 있지만 이 또한 내 탓이라고 생각한다. 자극적인 콘텐츠만 봤던 분들은 분명 저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을 거다. 앞으로 목표가 색안경 끼고 바라보시는 분들한테 '원래 보겸이가 이런 사람이구나' 알려드리는 거다. 논란 이미지 프레임에 갇혀 나를 안 좋게 보는 분들이 매우 많지만 어떻게 하면 좀 더 친해질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멘탈이 흔들릴 정도로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부족함을 느꼈다는 그는 "어느 정도 단련이 됐고 점점 무뎌지는 거 같기도 하다. 그래도 절대 상처받지는 않는다. 어떻게 해야 되나 위축되기 보다 다시 일에 몰두하는 편이다.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고 성장통으로 받아들인다. 평소 운동 열심히 하고 책도 많이 보고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서점에 가서 베스트셀러를 몽땅 사와서 조금씩이라도 다 보는 편이다. 어렸을 때는 형편이 안좋았는데 지금과 비교하면 감사할 뿐이다. 덕목과 신조는 항상 감사함이다"라고 겸손한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끝으로 보겸은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가조쿠를 떠올렸다. 그는 "내가 무슨 수로 이 나이에 이 명예와 부를 얻을 수 있었겠나. 항상 가조쿠한테 감사한 마음이다. 가조쿠한테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앞으로 나한테 맞는 옷 입으면서 같이 성장하고 싶다. 천재지변만 아니면 계속 크리에터로 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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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신혜연기자heili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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