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롯데 공필성 대행, 이를...어찌할꼬...?
롯데 공필성 감독 대행이 21일 문학 SK전에서 1-5로 뒤진 6회 수비 중에 고심에 찬 모습을 보이고있다. 문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컨트롤타워 부재는 단순히 롯데가 처한 현실의 문제를 풀어가는 것 뿐 아니라 내년, 그 이상을 그리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 달 넘게 단장 공석 사태를 빚는 롯데 사정에서 감독 대행의 역할도 최소한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시 최하위로 추락한 롯데를 바라보는 여러 야구 전문가들은 시즌 내내 불거진 취약 포지션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고 경기 중 발생하는 잦은 실책, 지는 게 익숙해지는 위닝멘탈리티 붕괴를 심각한 문제로 꼽고 있다. 상반기 막바지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동반 퇴진했지만 그것이 팀의 개혁을 이끄는 촉매제가 되진 않았다. 여전히 같은 문제, 같은 현상이 반복된다.

누구보다 소방수로 나선 공필성 감독 대행의 애가 탄다. 부임 직후 채태인을 1군에 복귀시키는 등 베테랑을 중용하면서 책임 의식을 불어넣는 자율 야구를 내세웠지만 성과는 들쭉날쭉하다. 특히나 최근 손아섭과 신본기 등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나마 여름 들어 오름세를 탄 마운드도 롤러코스터를 탔는데 ‘오프너 다익손’ 등 깜짝 카드를 승부수로 내걸었지만 실패로 귀결됐다. 무엇보다 투타 엇박자를 비롯해 시즌 내내 ‘프로답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는 불안한 수비, 마운드의 잦은 폭투 등 습관적인 실책성 플레이는 단기간에 뜯어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공 감독대행은 21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취재진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롯데 팬들은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베테랑을 선발 라인업에서 빼거나 2군으로 보내고 잠재력 있는 선수에게 기회를 주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공 감독대행 역시 새 비전을 그리기 위한 수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플랜B를 구축할 만한 대체자가 마땅치 않다. 쉽게 ‘메스’를 댈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역시나 단장과 같은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궤를 같이한다. 롯데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팀 내부적으로 프런트와 선수단의 핵심적인 안건을 책임질 인물이 없고 설령 누군가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서로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꼬집었다.

임시 수장인 공 감독 대행으로서는 팀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그릴 힘이 없다. 과감한 선수단 개혁으로 미래를 그리려면 최소 2~3년 암흑기를 감수해야 한다. ‘명가 재건’의 확실한 철학을 지닌 책임자가 선수단에 구체적인 메시지를 던져야만 밑그림을 그리고 이행할 수 있다. 채찍보다 배려 위주로, 또 검증된 베테랑 중심으로 팀의 최대치를 뽑아내는 것만이 현재 ‘공필성호’가 할 수 있는 일이다.

하마평만 무성한 단장 선임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후보군은 좁혔지만 아직 더 확인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 26일 예정된 신인 드래프트 역시 단장 없이 치러야 하는 처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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