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전 독식 한화 \'기분좋은 귀가\'[포토]
한화선수들이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전에서 승리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9.08.18.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지난해의 기쁨도 잠시다. 11년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던 한화가 올해 혹독한 실패를 맛보고 있다. 파행은 곡절(曲折)이 있기 마련이다.

한화는 올시즌 롯데와 최하위를 다투고 있다. 5강 진입을 목표로 했지만 사실상 어려워졌다.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는데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베테랑을 홀대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현 시점에선 한화는 성적과 리빌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선수단 구조를 보면 예견된 일이다. ‘머피의 법칙’으로 유명한 에드워드 머피는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일은 항상 잘못된다’고 말했다.

한화는 암흑기를 걷던 2000년대 후반 성적을 내보기 위해 김응룡, 김성근 감독을 차례로 영입했다. 지도력을 인정받았던 명장들에 팀 재건을 맡겼다.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두 사령탑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가 외부에서 주전급 선수를 대거 영입했다. 각자의 치적을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당연했다. 성적을 내달라는 주문을 받았고 ‘총알’도 두둑하게 주는데 아낄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FA 보상선수로 유망주들이 대거 타팀으로 떠났다. 이용규 영입으로 KIA에 포수 유망주 한승택을 내줬고, 권혁 영입 때도 보상선수로 포수 김민수를 삼성으로 보냈다.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이 KIA로, 정우람 대신 우완 투수 유망주 조영우가 SK로 떠났다. 2차 드래프트 제도까지 생겨 유망주들의 유출도 이어졌다. 유망주를 내주는 트레이드도 이뤄졌다. KIA를 거쳐 SK에서 뛰고 있는 노수광이 대표적이다.

눈 앞의 성적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전력을 보강하려던 두 사령탑의 움직임이 결과적으로 한화의 기형적 구조를 야기했다. 현재 한화 선수단은 고참급 선수와 신인급 선수 위주로 구성됐다. 베테랑과 신인급 선수의 가교 역할을 해줄 중고참이 거의 없다. 최재훈은 2017년 시즌 초반 트레이드로 한화에 합류했고, 오선진(이상 30)은 주로 백업으로 뛰던 선수였다. 정은원(19)과 김태균(37)은 무려 18살 차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고참은 한없이 어렵다. 게다가 한화는 리빌딩으로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투입되는 경우도 잦았다.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 고참도 마치 자리를 빼앗겨 그러는 것처럼 비쳐질까 어린 선수들에 한마디 하기도 어렵다.

성적이 나면 모든 게 좋게 포장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 추락으로 인해 한화의 상처 부위는 도드라지고 있다. 기형적 구조의 선수단을 물려받은 한화 한용덕 감독은 온몸으로 비난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구조상 딜레마까지 극복해야 리빌딩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성적을 내기 위해 전력을 끼워 맞추는데 급급했던 한화는 과도기의 파열음을 토해내고 있다.

그래도 한화는 이제 외부 영입 이전에 가진 전력을 키워서 극대화시키려는 선순환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잘못된 구조를 지금이라도 바로 잡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러나 성적 부진, 쏟아지는 비난에 또 흔들린다면 한화는 잘못을 바로 잡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성적에 급급해 움직이다보면 후일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게 고생 끝에 얻은 교훈이다.

야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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