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김향기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2019년 하반기 안방극장은 아역 출신 여주인공들의 향연이다.

아역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떼는게 이들에게는 숙제로 여겨질지 모르겠지만, 하나의 통과의례로 이 과정을 잘 넘기는 배우가 안방의 주축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현재 10% 안팎의 시청률로 인기 상승세의 SBS 금토극 ‘의사 요한’에는 이세영이, 청춘물로 팬들의 관심을 한껏 받고 있는 JTBC 월화극 ‘열여덟의 순간’에는 김향기가 여주인공으로 활약 중인 아역 출신 배우들이다. 둘 모두 아역으로 활동한 시기가 적지 않아 시청자들에게 아역의 이미지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어엿한 주인공으로서 드라마를 이끄는데 손색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20대의 물오른 미모가 빛을 발하며 이들을 바라보는 눈길을 새롭게 하고 있다.

[포토]신세경, \'신입사관 구해령\'의 주연
배우 신세경이 MBC ‘신입사관 구해령’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방영중인 MBC 수목극 ‘신입사관 구해령’의 신세경은 이미 아역 타이틀을 떼고 안방마님으로 자리를 잡은지 오래다. 또한, 오는 10월 방영 예정인 tvN 월화극 ‘유령을 잡아라’에는 역시 아역 출신인 문근영이 나선다. 몇해 전부터 ‘명품 아역’이라는 타이틀로 안방극장을 풍미하다가 얼마전 성인 배우의 길로 접어든 김소현도 곧 돌아온다. 늘 사극으로 좋은 성과를 냈던 김소현이 9월말 KBS2 ‘조선로코 녹두전’으로 새로운 사극을 선보인다.

앞서 김소현과 함께 김유정이 안방극장에서 아역출신 배우들의 득세를 알린 바 있다. 이들은 아역 당시부터 성인 배우들의 연기를 능가하는 몰입감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그 덕분에 성장과 동시에 여주인공으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명품 아역 시대를 거쳐 여주인공으로 꽃길을 걷는 이들의 모습은 연기를 꿈꾸는 나이 어린 배우 지망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됐다.

김혜윤 김보라
배우 김혜윤(왼쪽)과 김보라.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김소현과 김유정을 뒤잇는 새로운 아역 출신 여주인공들의 활약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하반기에 예약된 드라마들에 올초 안방극장을 강타했던 JTBC ‘SKY캐슬’ 아역들이 주인공으로 나설 전망이라 관심이 집중된다. ‘신입사관 구해령’ 후속으로 9월 중순 편성된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는 ‘SKY캐슬’에서 예서 역으로 열연한 김혜윤이 나서 어떤 변신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학원로맨스물인 만큼 김혜윤이 전작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인 것. 얼마전 tvN ‘그녀의 사생활’에도 등장했던 김보라는 연말 방송을 계획하고 있는 채널A ‘제인 더 버진’의 여주인공으로 물망에 오른 상황이다. 김보라가 이 드라마를 확정하게 되면 자신의 첫 주연작이 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처럼 아역 출신들이 주인공으로 연착륙하는 모습은 유승호와 여진구 등 남자배우들도 마찬가지여서 남녀에 구분이 없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고 있다. 드라마 관계자들은 “아역 출신들이 드라마 경험치가 많은 만큼 연기력이 안정됐다”며 최근 선호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얼굴 찾기가 어려운 가운데 드라마가 쏟아지니 배우를 구하기 더욱 어렵다. 이때문에 아역 출신 풀을 적극 활용하게 된다”고도 분석한다.

그럼에도 아역 출신 배우 풀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현실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한 관계자는 “성인 배우들도 그 수가 적어서 힘든게 아니다. 주연배우로 쓸 수 있는 실력과 스타성이 있는 사람이 있고, 없고 차이가 나니 배우가 없다는 소리가 나오는거다. 아역출신들도 마찬가지여서 스타 아역 출신에게 쏠림현상이 일어날수 밖에 없고, 결국에는 또 배우 부족 현상이 나타나게 될것”이라고 봤다.

cho@sportsseoul.com

사진| 강영조·박진업기자 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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