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티스트 이동규 대표 (5)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tvN 주말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인기가 뜨겁다. 지난 11일 방영된 10회가 시청률 10%를 돌파했고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드라마 화제성에서도 5주 연속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드라마의 인기는 OST에도 이어지며 오래간만에 음원차트도 줄세우고 있다.

올 여름를 달구고 있는 ‘호텔 델루나’를 스튜디오 드래곤과 함께 제작한 회사는 이동규(41)대표가 이끄는 ‘지티스트(Gtist)’. 2014년 조인성, 공효진 주연의 SBS ‘괜찮아 사랑이야’를 시작으로 최근 몇 년 간 tvN ‘디어 마이 프렌즈’(2016),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2017), ‘라이브’(2018) 등 그동안 자신들만의 짙은 색과 결을 가진 작품을 선보였던 지티스트는 올 초 ‘왕이 된 남자’에 이어 ‘호텔 델루나’를 통해선 그 궤의 폭과 깊이를 한층 더 넓히고 있다.

김규태 감독과의 인연으로 2013년 지티스트의 전신인 GT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이동규 대표는 이후 노희경 작가 그리고 홍종찬 감독과 인연을 맺었고, 지난 2017년에는 지티스트로 사명을 변경하고 상장과 변화로 꾀했다. 또 올 3월에는 스튜디오 드래곤에 지분 매각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 강화 및 글로벌 사업으로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동규 대표는 “첫 방송부터 시청률이 잘 나왔다. 많이 칭찬을 해주시고 CG나 연출적인부분, OST까지 좋게 봐주셔서 제작자 입장에서도 고무적인 느낌이 있다. 시청률로 드라마의 성패를 규정 짓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 장르적인 추구 등에 우려와 염려도 있었는데 감사하다”면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일찍 준비를 하고 공을 많이 들이다 보니 시간이 부족했다. 판타지도 있기에 장면을 구현하는데 있어 대중의 높아진 눈 높이를 충족시키고 수용하려고 했는데 보람도 생기고 많은 분들이 특별 출연도 해주시는데 감사한 바음이 크다”며 미소지었다.

델루나스틸1

◆왕이 된 남자->호텔 델루나…풍성한 색을 가지다

‘호텔 델루나’는 공개되기 전까지 호러 장르물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홍자매의 쫄깃한 대본, 감각적인 연출과 영상미 그리고 이지은·여진구를 비롯해 주조연 가리지 않고 살아 숨쉬는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등을 이유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CG가 입혀지다보니 거부감을 느끼거나 디테일이 떨어질까 걱정과 염려를 했다”던 그는 “귀신이라는 소재, 귀신이 머무는 공간 등 전체적으로 다운되어 보일 수 있지만 작가님이 재치와 위트가 있고 배우들이 거기에 호응을 잘해주셔서 밸런스가 잘 맞는 것 같다. 특히 아이유를 캐스팅 했을때 주변에서는 염려했는데 감독님과 제작진은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처음부터 아이유를 생각했다. 이지은은 ‘나의 아저씨’에서 각인된 이미지도 있고 카리스마도 있고 엉뚱함도 있다. ‘아이유라는 배우에게 이 옷이 맞을까’하는 의문도 있지만 잘해줄 거라고 믿었고 그 친구가 가진 힘을 잘 보여줬다. 이제는 기대감이 확신이 됐다”고 강조했다.

극 중 구찬성역을 맡은 여진구와는 tvN 드라마 ‘왕이 된 남자’에서 이어 두번째 만남이다. “‘왕이 된 남자’에서 좋았다. 목소리가 저음이 보니 여진구라는 배우가 가진 힘과 내공이 있다. 배우 입장에서는 원작이 있어 자기가 잘해도 부담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잘 해냈다. 이 작품에서도 아이유를 캐스팅하고 여진구가 떠올랐다.”

흥행 보증수표라고 불렸던 홍자매지만 최근에는 성적이 그리 좋은 것 만은 아니었다. 그리고 ‘홍자매’표 드라마는 지티스트가 지금까지 보여준 드라마와는 다소 다른 영역이기도 했다.

그는“스튜디오 드래곤에서 기획을 하면서 ‘홍자매 콘텐츠가 어떻냐’고 했고, 우리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우리가 노희경 작가님 필모를 위주로 하면서 분명한 색이 있는데 다방면의 색채도 갖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재밌는 콘텐츠이고 회사의 좋은 필모그라피로 남을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도 하고 싶은 용기를 가지게 됐다”며 만족했다.

“지금까지 저희 이력을 보면 노희경 작가님과 김규태·홍종찬 감독님 매니지먼트 입장에서 시작해 제작사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 아티스트의 가치를 키우면서 제작사를 성장시키다보니 회사의 색이 굳어지는 경향이 있다. 회사만의 색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풍성한 색을 주는 것도 맞다고 생각했다. 우리 아티스트가 주는 힘을 가져가면서 다른 것도 함께 가는 것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나오고 있다. 앞서 한 ‘왕이 된 남자’도 굉장히 재밌는 작업이었다.”

드라마 포스터

◆GT엔터->지티스트…드라마 본연의 가치 추구해

과거 연기자 매니저로 업계에 처음 발을 들였던 이동규 대표는 이후 프로덕션 쪽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작품으로 인연을 맺은 김규태 감독에게 도움을 받아 본격적으로 크리에이터 에이전트 개념의 회사를 운영하게 됐다. 이후 제작 과정을 근거리에서 보면서 제작사로서 변화를 꾀했고 2013년 지티스트의 전신인 GT엔터테인먼트를 설립, 2014년 SBS ‘괜찮아 사랑이야’ 제작을 하면서 본격적인 제작사로 발돋움 했다.

“시작점은 크리에이터의 매니지먼트로 시작했지만, 그들의 가치를 잘 살리려다 직면하는 문제가 생겨서 우리가 직접 제작을 하자고 했다. 처음에는 김규태 감독이라 GT로 했는데 이제는 많은 크리에이터가 있어 그 가치를 키우자는 의미로 그레이트 팀과 그레이트 아티스트(GREAT TEAM-GREAT ARTIST)라는 의미로 지티스트가 됐다. 새로운 사명은 노희경 작가님이 내신 아이디어다.”

현재 지티스트를 대표하는 크리에이터는 노희경 작가와 김규태 감독 그리고 홍종찬 감독 등 세 명이다. 특히 노희경 작가는 일종의 ‘노희경 작가 사단’이라고 불릴 정도로 확고한 믿음을 가진 배우가 존재하고 시청자 역시 높은 충성도를 자랑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지티스트도 노희경 작가가 속한 제작사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그는 “글 쓰는데만 충실하는 것을 원하시고 작가 본질에 충실하시다. 작가님이 어렵고 무서워도 하는데 지금 보면 그 말보다는 포스와 힘이 있다. 무서운 것과는 다르다. 작가님들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베일에 쌓여 있다보니 그런것 같다. 실제로는 유쾌하고 장난도 잘 치신다”면서 “작가님이 대본을 발전시키는데 인물들을 드라마에서 잘 녹여내고 잘 맞는 옷을 입는 것이 제일 좋다. 몇 작품을 하다 보니 배우들이 가진 장점과 매력을 볼 수 있었고 배우들도 믿음이 생기다 보니 서로 신뢰를 줄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캐스팅이 언급되고 있는 노희경 작품의 차기작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조인성, 배성우, 남주혁, 한지민, 신민아 등이 거론되고 있는 이번 작품은 국제적 비영리 민간단체 NGO 활동과 관련한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하기 힘든 스토리나 제작 여건과 환경을 만들고 싶다. 본의 아니게 사전 제작을 하다보니 진짜 작품의 퀄리티를 보장하고 온전히 시간과 노력이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NGO 단체 이야기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길게 필요하고 촬영 전에 대본이 모두 나와야 한다. 촬영 역시 길게 잡고 가려고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2021년 중반 이후로 (방송을) 보고 있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본연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경쟁력과 힘이 생겨야 한다.”

지티스트 이동규 대표 (2)
지티스트 제공

◆스튜디오 드래곤과 협업…큰 시장을 꿈꾸다

제작사로 분명히 두각을 보이며 성장한 지티스트는 올 초 스튜디오 드래곤에 지분을 매각하며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스튜디오 드래곤은 이미 GT엔터테인먼트 시절부터 ‘디어 마이 프렌즈’등을 통해 함께 협업관계를 유지해왔었다.

“고민을 많이 했다. 우리끼리 가내 수공업이라도 좋은 작품이면 되지 않나 했는데 우울안에 개구리가 될 수도 있었다. 자본이나 금전적인부분 보다는 우리 크리에이터에게 해가 되면 안되기에 상의하고 동의를 구했다. 크리에이터의 가치를 버리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사람과 하고 싶었다. 앞서 공동제작을 많이 했는데 그들과 신뢰가 있기에 손을 내밀어줬고 제작의 독립성을 보장해줬고 의사 결정권을 우리에게 다 주었다. 이제는 새로운 장르는 물론 큰 시장을 꿈꿔 볼 수 있다.”

‘호텔 델루나’를 통해 다시금 제작사로서의 다각화와 외연의 확장을 연 지티스트는 이제 보다 더 넓은 시장으로 나아갈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이 대표는 “전환점이 크게 두개 있었다. 제작사를 시작한 것과 스튜디오 드래곤이 인수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은 것을 면서 중장기적인 플랜이나 꿈을 꾸지 못했는데 내년 하반기가 된다면 시장의 다변화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기존 제작사가 가진 것과 우리가 재밌게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려고 하는데 해외 콘텐츠도 제작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지티스트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