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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가운데)이 이달 초 독일 뮌헨에서 열린 프리시즌 아우디컵 레알 마드리드와 맞대결에서 동료 공격수 해리 케인(왼쪽)의 골이 터지자 에리크 라멜라와 함께 케인을 축하하고 있다. 출처 | 토트넘 SNS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손의 침묵’이 끝난다.

손흥민이 2주 늦게 2019~2020시즌에 돌입한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37라운드에서 상대 선수를 밀쳐 받은 추가 징계로 새 시즌 1~2차전에 나서지 못했다. 이제 자유를 찾았다. 손흥민은 26일 열리는 뉴캐슬과 3라운드 홈 경기부터 정상 출격이 가능하다. 뉴캐슬전이 끝나면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를 치르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을 치렀다가 런던으로 돌아가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뛰게 된다.

토트넘은 초반 두 경기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개막전 홈 경기에서 승격팀 애스턴 빌라에 3-1 대역전승을 챙겼고 지난 18일 2라운드에선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끈질기게 달라붙어 2-2로 비겼다. 방송 해설자로 변신한 주제 무리뉴 감독이 우승 후보로 지목한 이유를 초반에 설명하고 있다.

그런 토트넘 상승세 중심에 돌아온 미드필더 에리크 라멜라가 있다. 그는 처음 등장하는 선수는 아니다. 1992년생으로 손흥민과 동갑인 그는 손흥민보다 2년 빠른 2013년 이탈리아 AS로마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과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이기도 하다. 하지만 AS로마에서 보여준 번뜩이는 공격 감각은 토트넘에 와서 사라졌고 매 시즌 초반 반짝하다가 부상을 당해 재활을 거치고 복귀하다가 시즌을 끝내는 경우가 잦았다. 물론 손흥민이 입단한 2015~2016시즌엔 나름대로 활약해서 정규리그 34경기에서 5골을 기록했다. 손흥민도 라멜라와 주전 경쟁이 힘들어 1년 만에 독일 유턴을 고민할 정도였다.

토트넘 사상 첫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벤치에서 물끄러미 지켜봤던 라멜라는 재활을 마친 이번 시즌 초반 모처럼 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첫 경기 애스턴 빌라전에서 선발 출격해 풀타임에 가까운 87분을 뛰고 나오더니 맨시티전에선 반박자 빠른 왼발 슛과 정확한 왼발 코너킥으로 각각 골과 도움을 올려 2-2 무승부 주인공이 된 것이다. 이런 기세라면 당분간은 지난 시즌 토트넘 공격을 주도했던 손흥민의 경쟁 상대가 될 만하다. 일단 손흥민 입장에선 4년 전처럼 ‘돌고 돌아’ 다시 라멜라와 선의의 다툼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손흥민과 라멜라가 공존할 수 있다. 토트넘의 강점은 손흥민과 라멜라,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루카스 모우라, 탕기 은돔벨레 등 다양한 재능을 갖고 있는 2선 자원들이 많다는 점에 있다. 알리는 아직 재활 중이고 에릭센은 토트넘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으나 재계약 거부 변수를 안고 있다. 토트넘에서 매년 업그레이드를 일궈낸 손흥민의 경험과 실력이면 어떤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다만 당장은 입단 초기 자신의 팀내 라이벌이었던 라멜라와 출전 시간을 다퉈야 하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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