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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가 5일 홈구장 데뷔전에서 보르도 진출 뒤 첫 골을 터트렸다. 출처 | 보르도 구단 트위터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27·지롱댕 보르도)가 프랑스 연착륙 과정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리그앙 데뷔 시즌 황의조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리그 개막 후 2경기에서 익숙치 않은 자리인 좌우 측면까지 커버하고 있다. 데뷔전이었던 11일 앙제 원정에서는 선발 출전했으나 원톱 스트라이커 지미 브리앙보다 조금 더 내려서면서 사실상 오른쪽 윙포워드로 대부분의 시간을 소화했다. 18일 홈 개막전이었던 몽펠리에를 상대로 한 선발 명단에서는 다시 최전방으로 돌아오는 듯했지만 가운데를 지키기보다는 좌우 측면을 넘나들며 공간을 만들기 위해 내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다.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5일 제노아전에서 골을 신고하며 비교적 수월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였던 유럽 데뷔골 신고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 2라운드까지 크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황의조의 축구 커리어는 그가 원톱 자리에서 효용이 극대화되는 선수임을 보여주고 있다. 성남 시절 김학범 감독의 지휘 아래 왼쪽 측면에 투입되곤 했으나 특유의 과감성은 최전방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특히 2선에서 투입되는 패스를 받았을 때 페널티 지역 안에서 보여주는 움직임과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J리그 진출 이후 감바 오사카에서도 이 포지션에서 주로 뛰며 능력이 크게 향상됐고 이를 바탕으로 뒤늦게 국가대표에까지 승선해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의 황태자가 됐다. 특히 ‘빌드업(공격작업)’을 중시하는 벤투식 축구에서 스스로 공간을 만들어 해결해줄 수 있는 최전방 공격수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황의조는 벤투 감독 부임 아래 16경기 7골로 최다 득점을 달리고 있다.

같은 포르투갈 출신인 파울루 수자 보르도 감독 역시 ‘빌드업’을 강조한다. 그러나 황의조 활용법은 조금 다르다. 현재 보르도는 전방 스리톱이 서로 자리를 바꿔가며 공격을 풀어가는 전술을 사용한다. 몽펠리아전이 끝난 뒤 수자 감독은 “많은 활동량을 갖춘 황의조가 다이렉트 플레이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는 두 가지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선수다. 손발을 맞추다 보면 나아질 것이다. 동료들과 교류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2선은 물론 좌우 측면까지 ‘멀티 포지션’을 맡기겠다는 사령탑의 의지가 굳건한 상황이다. 황의조로서는 우선 이 안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황의조의 리그앙 경기를 중계한 김동완 SBS SPORTS 해설위원은 “현재 보르도의 미드필드진에서 볼 소유가 잘 안된다. 그러다보니 황의조가 수비에 가담하는 과정에서 체력이 빨리 소진된다. 패스의 결 따라서 들어가는 데 특화된 선수에게 자꾸 공중볼이 들어가는 모습도 보인다. 측면으로 투입되는 것도 보르도가 황의조에게 맞추는 게 아닌 황의조가 보르도에 맞춰야 하는 전술이다. 감독이 선수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느냐에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한 후 “부상으로 빠져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 야신 아들리가 복귀하면 훨씬 나아질 것이다. 몸싸움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시아권보다는 1대1 수비력이 좋은 선수가 많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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